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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욱의 [제주역사나들이](66) ... 16차 위미리 코스(2)

■조배머들 코지

 

조배낭(구실잣밤나무)이 있는 돌무더기(머들)가 바다로 돌출된 곳(코지)이라하여 이름이 조배머들코지다.

 

 

한라산이 내뿜은 용암이 바다와 만나 생겨난 거칠은 바위들은 숱한 전설을 낳았다.

 

조배머들코지의 바위들은 1986년 위미항이 국가어항으로 지정되면서 개발의 시련으로 제 모습을 잃은 채 방치되거나 묻혀 있었다.

 

서귀포시가 2006년 지역 주민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조배머들코지 복원계획을 수립하고 2011년에 복원공사를 완료하였다. 주변엔 산책로와 경관 조명을 설치하여 올레꾼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바다로 향했던 조배머들코지는 위미항개발에 따른 매립공사로 육지에 갇혀버렸다.이 마을 사람들은 그 아쉬움을 달래 듯 코지 주변에 물을 가두어 연못을 만들었다. 바닷물 대신 용천수로 채워진 이 연못은 맑아서 수생식물이 물속에서 푸르름을 머금고 있다.

 

 

거북을 쏙 빼닮은 바위가 막 물에 들어가려는듯 물가에 서성인다.

 

 

해국 무더기가 연못 주변에 가을의 전령으로 가득 피어있다. 우리나라 중부 이남 바닷가에 자생하는 가을 꽃이다.

 

 

예전의 포구였던 앞개가 보인다. 머리에 구름을 인 한라산이 포구너머로 산자락을 드러낸다.

 

 

1991년도에 수령 150년으로 풍치목으로서 보호수로 지정된 후박나무가 옛길을 지키고 서 있다. 1990년 현재 국내 총 보호수는 9366수라는데 제주에도 꽤 많은 보호수가 산재해 있다.

 

 

예전에 연대가 있었다고 해서 붙여진 연디동산의 옛길이다. 위미리 대화동 일대가 훤히 내려다 보인다. 지대가 높으니 연대가 있었을 법하다.

 

 

연디동산을 지나 다리를 건너면 길가 모퉁이에 글씨가 거의 다 지워진 표지판이 보인다. 4.3때 위미성이 있었다는 성터를 알리는 표지판이다. 네이버지도에도 위미성터라고 표기된 지점이다. 성의 흔적은 찾을 수 없다. 정작 위미성은 위미초등학교 뒷담으로 남아있다. 위미성을 찾는 이들이 종종 헛걸음을 한다. 정확한 안내가 필요해 보인다.

 

 

위미 대화동 알동네 '구린질(길)' 일대다. 제주시 무근성에도 구린질이라는 명칭의 길이 있는데 그 뜻이 궁금하다. 청량한 가을햇살이 동네를 편안하게 감싸고 있지만 제주의 여느 마을처럼 오가는 이는 드물어 한적하기만 하다.

 

 

정갈하게 정돈된 마을 길에서 마주하는 가을의 풍경이다. 잘익은 감들은 파란 하늘에 걸려 있고 어느집 마당에 붉은색 꽃이 지나는 길손을 환하게 반긴다.

 

 

앞개로 향하는 길목에 있는 집 마당에 심은 귤나무에서 농익은 귤이 쏟아질 듯 밖으로 매달려 있다. 이 계절엔 지천이 감귤인지라 누구도 몰래 손대려하지 않는다. 보는 것만으로도 넉넉한 우리네 가을 정경이다.

 

 

마을 앞의 포구다. 수심이 깊고 넓어 천연항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국가어항으로 개발된 지금의 위미항에 비해서는 보잘 것 없어 보이지만 일제시대에는 제주와 일본 오사카를 오가는 정기여객선의 기항지였다고 한다. 당시 오갔던 정기 여객선은 1000톤급의 제2군대환(기미가요마루)을 비롯해 4척이나 되었다. 위미리가 그만큼 당시 제주 남부의 부촌이자 중심지였다는 방증이다.

 

 

 

앞개 바로 아래에 '돈짓선왕'을 모셨던 돈짓당이 있던 곳이다. 예전 지명이 돈지인데 지금은 개발로 흔적을 찾을 수 없다. 그러나 안전과 풍어를 기원했던 그 정성은 아직도 이곳을 오가는 배들에 변함없이 닿고 있으리라 믿는다.

 

 

앞개에서 카페 서연의 집으로 가는 옛 길이다. 위미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길이라고 점수를 매겨 본다. 서연의 집으로 향하는 올레5코스 길에 밀려 발길이 뜸하지만 꼭 걸어 보길 권한다.

 

 

제주의 가을을 대표하는 풍경을 이곳에서 마주한다. 비록 한라산 정상이 구름에 살짝 가리긴 했지만 맑은 하늘은 잘 익어가는 귤에 가을 햇살을 스며들게해 달고 시원한 명품 감귤을 만들어 낸다.

 

 

지금은 낡고 허물어진 채 버려진 듯 방치된 동네 점빵이다. 예전 어느 날엔 이 동네 꼬마들이 10원짜리 동전 하나 들고 문턱이 닳도록 드나 들었을 것이다. 잘 가꾸어 추억을 소환하는 장소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80년 새마을 농특저장고'라는 글씨가 아직도 선명하다. 지금은 좁은 길이지만 당시엔 농산물을 가득 실은 차량과 사람들로 북적였을 것이다.

 

 

굳이 설명할 필요없이 이 길이 주는 편안함에 걸음이 느려진다. 걷는 이에게만 주어지는 특권을 새삼 누려본다.

 

 

바다를 마당인 듯 품고 있는 집을 본다. 유명한 서연의 집 뒷편 골목에 위치한 집이다. 활짝 열린 대문(대문이라고 할것도 없지만) 사이로 쏟아져 나오는 남녘바다의 윤슬이 일품이다.

 

자연과 삶이 자연스럽게 조화되어 절로 건축적 감동을 느끼게 하는 집이다. 사계절 변화 무쌍한 바다를 마당으로 쓰고 있으니 평수를 짐작하는건 어리석은 일일 뿐이다.

 

 

카페 '서연의 집'은 ​2012년에 개봉된 영화 '건축학개론'의 주인공 서연의 고향집으로 영화의 피날레를 장식했던 촬영지이다. 원래 오래된 구옥을 촬영용 세트장으로 개조했다가 태풍으로 손상된 것을 다시 건축하여 카페로 쓰고 있다.

 

 

영화에서의 건물과는 좀 다르지만 카페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잠시 영화속 주인공이 되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올레꾼들이나 젊은 여행자들이 성지순례하듯 꼭 들르는 집이다.

 

 

한라산의 용암은 위미리 바닷가에서 거친 파도를 만나 제각각의 조각품으로 자리했다. 옛 지명인 가운디썰 너머 멀리 서귀포의 새섬이 빼꼼 머리를 드러낸다. 이 근처에서 연안김씨 집안이 300여년 전에 위미리에서 제일 먼저 터를 잡았다고 한다.

 

 

제주에선 이제는 전통적인 초가를 만나보기가 힘들어졌다. 더구나 주민이 거주하는 집은 더욱 드물다.

 

 

위미리 마을 길에서 빨랫줄에 빨래가 걸려있는 옛 초가를 만난다. 무장대에 의해 마을이 전소될 때도 불타지 않고 남은 집으로 보인다.

 

돌담 너머로 잘 익은 감귤이 길손을 반긴다. 모진 세월과 시련을 견디면서도 옛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이 소박한 초가가 언제나 이 모습 그대로 남아있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김승욱은?
=제주에서 나고 자랐다. 오현고를 나와 서울대 공대 건축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육군 ROTC 장교로 군복무를 마치고 삼성물산 주택부문에서 일했다. 경영위치 건축사사무소에서 건축공부를 더 한 뒤 에이스케이 건축 대표이사를 거쳐 제주로 귀향, 현재 본향건축 대표를 맡고 있다. 제주대 건축공학과에서 건축시공학을 강의하기도 했다. 주말이면 고향 제주의 벗들과 제주의 역사공부를 곁들여 돌담·밭담·자연의 숨결을 더듬고자 ‘역사나들이’ 기행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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