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 용역 최종보고회가 파행으로 치달았다. 제2공항 반대측이 행사장을 아예 봉쇄, 보고회는 시작도 못했다.
국토교통부는 19일 오후 3시부터 제주시 연동 농어업인회관 대강당에서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용역 최종보고회를 가질 계획이었다.
하지만 최종보고회는 시작도 하기 전부터 파행을 겪었다.
당초 국토부와 제주도청 관계자들은 안전상의 이유를 내세우며 농어업인회관 대강당의 문을 걸어잠갔다. 회의가 열리기 30분 전인 2시 30분 부터 입장을 허용한다는 방침이었다.
보고회 주최측은 ‘보고회장의 질서유지 차원’이라며 “피켓 등 흉기가 될 만한 물품의 반입도 금지한다”는 게시물을 대강당 입구에 붙여뒀다.
제2공항 반대 측이 이번주 초부터 기본계획 수립 용역 최종보고회에 대해 “초강경 저지를 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피력하자 이에 대한 대비를 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제2공항 반대 성산반대대책위원회 측과 제주도청앞 천막촌 사람들 등 제2공항 반대 측은 농어업인회관 대강당 앞 로비에 집결, 오후 2시께부터 농어업인회관 정문을 봉쇄하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농어업인회관 대강당으로 통하는 모든 통로를 봉쇄했다.
이들은 또 농어업인회관 건물 밖 계단도 점거, 제2공항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제2공항 물러가라”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또 국토부와 제주도를 향해 제2공항 도민공론조사를 요구했다. 그 과정 중 농어업인회관 건물 안팎에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제2공항 반대 측은 “이번 기본계획 수립 용역 최종보고회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절차적 정당성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또 이는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것이다. 최종보고회는 원천봉쇄하겠다. 이 자리에서 보고회 무산을 위한 전력투쟁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입장문을 통해 “국토부는 제주도민의 민주적인 의사수렴 과정을 일절 생략, 최소한의 알권리도 보장하지 않은 채 성산읍 일원에 제주 제2공항을 건설하겠다고 했다”며 “제2공항과 관련된 모든 과정은 일방적이었다. 이는 ‘기만’이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국토부는 제주도민을 이렇게까지 무시할 수 있는가”라며 “제주도민의 압도적 다수는 제2공항을 불허한다. 또 국토부의 일방추진에 항의한다. 정의로운 제주를 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그러면서 “제주도민은 제2공항 추진 여부를 결코 국토부와 제주도정에 맡겨두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농어업인회관 출입문은 오후 3시께 봉쇄가 풀리고 열렸다. 곧 이어 대강당 문도 개방되자 제2공항 반대 측이 대강당으로 진입, 단상을 점령하고 "제2공항에 반대한다"는 구호를 외쳤다.
대강당 내부에 대기하고 있던 국토부 인원들은 제2공항 반대 측이 대강당으로 들어오자 얼마 없어 대강당에서 빠져 나갔다.
이날 농어업인회관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 경찰병력 200여명이 배치되기도 했다. 자치경찰도 현장에 파견됐다.
국토부가 발주한 기본계획 수립 용역은 포스코 컨소시엄이 맡아 진행했다. 용역비는 376억5000만원, 용역기간은 오는 23일까지다.
국토부는 기본계획이 마무리되면 관계부처 협의와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이르면 10월 제2공항 기본계획을 고시한다는 방침이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