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지모(21·여)씨는 몇달 전부터 동네에 설치된 자전거 거치대를 기묘(?)한 눈으로 지켜봤다. “하루는 주차장 인근에 자전거 보관소 같은 게 만들어지던데 그저 자전거만 있을 뿐이더라"는 것이다. "결국 물어물어 그게 공공자전거인지 알았는데 아무도 이용하지 않는 걸 왜 돈 들여 만들었는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돌렸다. "이런게 전시행정 아니냐"며 그는 혀를 끌끌 찼다.
제주도가 도입한 공공자전거가 '말뿐인 공공자전거'로 전락했다. 이용률이 극히 저조한데다 이런 게 있다는 사실 조차도 아는 사람이 드물다.
제주도는 지난해 7월부터 국비 4억원 등 모두 4억4700만원을 들여 ‘공공자전거 스테이션’ 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공공자전거 무인대여소 6개소를 설치했다. 자전거 72대도 배치했다. 이용료는 무료다.
설문대여성문화센터와 아트센터, 탐라도서관 주차장, 구 제주일보사 뒤쪽 공영주차장, 로얄호텔 앞 공영주차장, 신시가지 대림아파트 동쪽 등 주로 신제주권역에 있다.
이용시간은 1회에 180분(3시간)이며, 이용시간 내 반납하면 이용횟수에 제한이 없다. 인터넷에서 가입을 하면 6개월 이용 가능한 회원카드가 발급된다. 도민은 물론 관광객 등 누구나 이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제주도가 관리한 지난해 6개월 동안 하루 평균 이용횟수는 13회 정도에 그치고 있다. 240명이 가입했지만 고작 100명 중 5~6명이 한번 이용한 셈에 불과하다. 홍보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펨플릿과 홈페이지를 통해 홍보를 하긴 했지만 적극적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시민들은 있는 것도 제대로 모르는데다 어떻게 사용하는지는 더더욱 몰랐다.
제주도는 이 같은 사업을 행안부에 ‘특수사업공모’를 통해 특별교부세를 받아 시범사업으로 시행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제주시에 사업을 넘겼다. 자기들의 관리할 성격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업을 인계받은 제주시에서도 이용률은 여전히 저조했다. 지난 2개월 간 회원은 100여명이 늘었지만 하루 평균 6회 꼴로 오히려 더 저조했다. 겨울이라는 계절적 요인과 기상여건상 이용률은 더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제주시 관계자는 “시험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 동안 이용률이 저조한 것은 시민들이 몰랐기 때문이다”며 홍보부족을 시인했다.
또한 그는 “제주시가 올해부터 사업을 넘겨받았지만 이번 겨울이 유독 추웠고, 날씨도 안 좋아 이용률이 저조했다”며 “계절이 바뀌면서 시범사업이지만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홍보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