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종교지도자들이 모여 3.1절 100주년을 맞아 “힘에 논리에 의해 자행되는 불의한 역사에 침묵하지 않겠다”는 뜻을 보였다.
(사)제주종교지도자협의회는 26일 오전 10시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제주지역 종교지도자 선언을 내놨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해 3.1운동의 기본정신을 되새기며 이를 후대에 전하고자 한다”고 운을 뗐다.
이들은 “3.1운동은 조선인이 자주민이며 온 인류가 평등하다는 뜻을 세계만방에 선포한 독립만세운동이었다”며 “이 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과 고통을 당했다. 하지만 이는 민족해방과 오늘의 대한민국을 이루는데 밑거름이 되는 건국운동이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제주에서 있었던 법정사 항일운동과 조천만세운동, 해녀항일운동 등을 언급하며 “이러한 독립은동은 불의에 저항하는 정의운동이었고 나라를 잃고 절망과 좌절 가운데 있던 겨례를 살리는 애국애족운동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오늘날 우리 모습은 남북 분단과 한국전쟁으로 인해 갈라진 땅에서 북에 두고 온 가족을 만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가는 이가 있는 등 암울하기만 하다”며 “또 남북 정상이 만나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과정을 보며 우리 민족이 온전한 자주권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음도 분명하게 인식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제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우리는 3.1운동 정신을 새롭게 계승, 발전시킴으로서 우리 겨례의 평화통일과 자존뿐만 아니라 동북아의 평화와 상생, 나아가 인류평화를 위한 주역으로서의 제주도민이 될 수 있도록 힘과 지혜를 모으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어 △사회정의와 평화를 외면한 채 힘의 논리에 의해 자행되는 불의한 역사에 침묵하지 않을 것 △남북 평화통일이 3.1운동 정신인 민족자결주의의 회복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힘을 모을 것 △불편부당한 위정자와 언론인의 행태를 거부할 것 △교육계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 등을 선언했다.
한편,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개신교 측에서는 27일 오후 7시30분 제주성안교회에서 3.1운동 100주년 기념 연합예배를 준비중이다.
또 불교계에서는 3월에서 4월경 3.1운동 관련 세미나를 갖고 9월에는 해운사에서 3.1운동 100주년 기념 영산재를 갖는다.
천주교 측에서는 3월 1일 오후 7시30분에 중앙주교좌성당에서 강우일 주교의 주례로 3.1운동 100주년 기념 미사를 갖고, 원불교는 3월1일 오전 10시30분에 기도식을 갖는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