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성산읍 3개 마을에서 35개의 호수와 연못, 습지 등이 사라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유지(溜池)의 소실이 제주시 동부 저지대 상습 침수피해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서귀포시는 성산읍 일대 저지대 침수피해 대책의 일환으로 한 ‘성산읍 일대 유지 실태조사 용역’의 결과를 3일 공개했다.
유지는 물이 고이거나 상시적으로 물을 저장하고 있는 댐과 저수지, 호수, 연못 등과 물이 잘 빠지지 않는 습지 등을 말한다.
이번 조사는 지난 6월 성산읍에 내린 국지성 호우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 도로 및 주택 침수피해가 일어났던 것에 대한 정확한 실태 파악 등을 위해 이뤄졌다.
당시 성산읍 오조리 저지대 8가구에서 침수피해가 일어난 바 있다.
시는 일부 습지가 경작 및 건축행위 등을 위해 매립된 것이 이러한 침수피해의 원인 중 하나로 파악했다. 때문에 이번 조사를 통해 침수피해 방지를 위한 유지 관리방안을 세운다는 방침이었다.
시는 나아가 습지의 무분별한 개발을 막기 위한 중장기 계획 수립 역시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실태조사는 지난해 8월 착수, 5개월 동안 이뤄졌다. 마을별로 지목상 유지와 현황상 유지, 2003년도 토지대장상 유지 등 3가지 유형으로 조사됐다.
지목상 유지는 현재 지목이 유지이면서 이용실태 또한 유지인 곳을 말한다. 현황상 유지는 지목이 유지가 아니나 유지로 이용되고 있는 곳이다. 2003년도 토지대장상 유지는 당시 지목이 유지였으나 지금은 지목이 유지가 아닌 곳이다.
조사결과 모두 고성리, 오조리, 시흥리 등 3개 마을에서 109개소의 유지가 확인됐다. 이 중 74개소가 현재 유지로 이용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35개소는 건물과 주차장, 도로, 창고, 양어장 등으로 매립돼 유지가 아닌 용도로 전환 사용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시 관계자는 “건축 등을 위한 사유지 개발로 인해 과거에 비해 유지가 줄어들고 있음을 확인시켜 준 것”이라며 "재난예측이 어려운 상황에서 이번 유지실태조사 결과는 개발행위 시 문제가 될 우려가 있는 토지에 대한 집중관리 필요성을 일깨워 준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토지 매립으로 인한 침수피해 등의 유사사례가 일어나지 않도록 재해 취약지 점검 및 관리강화에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