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농업의 현주소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제주의 생명산업으로서 농업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펼쳐졌다. 제3차 제주미래포럼이다.
제주중앙언론인회와 제주연구원이 공동주최.주관한 제3차 제주미래포럼이 30일 오후 5시부터 제주시 연동 호텔 더원에서 열렸다.
‘제주, 다시 농업이다’가 주제다.
이날 포럼에서 신상범 제주중앙언론인회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온고지신적인 생각으로 다시 농업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며 “바탕이 무엇인지, 근본이 무엇인지 되돌아보는 토론을 가지려 한다”고 운을 뗐다.
신 회장은 “제주는 30년 동안 관광에 매몰돼 있었다”며 “마치 공중부양기를 탄 것과 같은 붕 떠있는 개발만 계속해왔다. 통계상으로 수입도 오른 것으로 나온다. 하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제주사람들이 소득과 행복은 미약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정한 제주인을 위한 개발은 무엇인가? 다시 농업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김동전 제주연구원장 역시 환영사를 통해 “다시 농업이라는 것이 어설픈 이야기가 될 수도 있지만 농업은 우리의 생명산업”이라며 “농업을 다시 되돌아보는 것은 아주 큰 의미를 갖는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병기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장의 기조강연이 이어졌다.
고 본부장은 먼저 제주농업의 현주소부터 돌아봤다. 고 본부장은 “제주는 1차 산업의 비중이 높다”며 “그 중에서도 월동채소의 비중이 높다. 대한민국의 농업은 벼가 중심이다. 채소류는 여름에는 강원도, 겨울에는 제주도가 아니면 공급을 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어 농업 연관 사업도 많다”며 “농기계와 농자재, 육가공, 운송업 등에서 많은 역할이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고 본부장에 따르면 조수입도 전체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의 가구당 농가소득의 경우는 2012년부터 지속적으로 전국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 본부장은 “하지만 부채도 많은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지난해 제주의 경우는 농가소득이 5292만원을 기록, 처음으로 5000만원을 넘어섰지만 부채 역시 평균 6523만원로 나타나면서 전국 1위를 기록했다.
고 본부장은 또 “어려운 부분도 있다”며 인구 고령화를 언급했다. “전국적으로 농가의 65세 이상 비율이 높다. 농가의 고령인구 비율이 40%를 넘어섰다”며 “제주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하지만 10년 후 제주의 농업도 다른 환경을 떠나 이 부분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고 본부장에 따르면 제주농가의 65세 이상 고령인구은 2014년 23.8%, 2015년 25.6%, 2016년 30.9% 등 꾸준히 오르고 있는 추세다.
고 본부장은 “청년들이 뒤를 이어 농업에 들어와야 하는데 전체 농업인구 중 청년 농업인은 1%에 불과하다”며 “전국적으로 40세 미만은 1만명도 안된다. 국가와 지자체 차원에서 이 친구들을 농업에 들어오게 하는 부분이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주에서의 주요 재배품목도 변화되고 있었다. 감귤의 경우는 재배면적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상황이다. 2000년 2만6000ha 였던 감귤 재배면적은 2005년 2만2000ha로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2만ha로 떨어졌다.
반면 채소류의 재배면적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 본부장은 “특히 무의 생산면적이 급속히 늘고 있다”며 “화훼는 예전에 많이 생산이 됐었는데 지금은 떨어지고 있다. 축산은 소득이 되다보니 약간씩은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고 본부장은 이밖의 어려움으로 수입농삭물의 증가와 농촌의 난개발, 농지가격상승, 물류비 문제, 기후 변화로 인한 농산물 수급 불안정 등을 지적했다.
고 본부장은 “그럼에도 희망적인 내용들이 있다”며 “농업과 농촌을 희망과 가능성, 기회의 시선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자리 창출과 농업이 갖는 공익적 가치를 제시했다. 고 본부장은 광운대 이홍 교수의 연구자료를 바탕으로 “반도체 1개 라인을 만드는데 40조가 들어간다. 이를 통해 10억을 수출할 시 3명의 국내고용 창출 효과는 얻을 수 있다. 자동차인 경우는 7명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1차 산업의 경우 10억 수출시 31.3명의 국내고용 창출효과를 얻을 수 있다. 가공식품의 경우 18명의 취업 유발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 본부장은 “농업이 같는 공익적 가치는 281조원에 달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또 “도시민들도 농업을 바라보는 시야를 달리하고 있다”며 “과거에는 농촌을 단지 식량 생산의 역할로만 바라봤다. 하지만 지금은 휴양, 전원생활, 국토의 균형발전 등의 시야로 바라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 본부장은 “이런 변화에 힘입어 농업총생산액 대비 농업보조금 비율을 더 높일 필요가 있다”며 노르웨이나 스위스 등에 비해 한국의 농업보조금 비율이 낮음을 지적했다. 2015년 기준 한국의농업총생산액 대비 농업보조금 비율은 4.7%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르웨이의 경우는 50.4%다.
고 본부장은 또 농업의 제주의 미래산업으로 자리잡기 위해 ‘지속가능한 농업’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농촌을 잘 가꿔야 한다”며 농촌에서는 폐비닐 등을 방치해서는 안된다. 밭과 밭의 경계를 나누는 돌담 등을 지키는 부분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고 본부장은 이밖에 기능성 농산물과 세계 식품시장의 성장, 농업과 4차산업의 만남, 남북 농업의 만남 등을 언급하며 “농업은 절대 사라지는 산업이 아니다. 누가하더라도 좋은 산업, 미래산업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좌담회에서는 강성근 전 제주도 농업기술원장과 현재욱 감귤연구소 농업연구관이 패널로 참석, 열띤 토론을 벌였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