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성직자와 교인 등이 제주해군기지 공사장 펜스를 훼손하던 도중 경찰이 출동하면서 무산됐다.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가 주최하고 한국기독교장로회 제주노회와 교회와 사회위원회, 평화통일위원회가 13일 오후 2시10분께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 공사장 펜스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장소는 지난 9일 이정훈 목사 등이 펜스를 뚫고 들어간 장소에서 약 50여m 가량 떨어진 곳이다.
이들은 “이정훈 목사는 불법적인 권력에 맞서 비폭력적인 평화운동을 벌인 것”이라며 “성직자와 사제가 앞장서서 이 목사의 길을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들은 “이명박 대통령은 분명히 시민의 심판으로 감옥에 갈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어 이들은 성명을 발표하고, 기도회를 이어갔다. 그러던 중 2시40분께 제주노회 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인 송영섭 목사와 김두홍 목사(한국기독교장로회 제주노회 서기), 여성 신도 1명과 남성 신도 2명이 갑자기 망치와 톱을 들고 펜스를 뜯기 시작했다. 송 목사 등은 "이 땅은 강정주민의 땅이다. 하나님의 땅이다. 해군이 불법적으로 펜스를 쳤다"며 펜스에 망치질과 톱질을 했다.
이를 목격한 경찰들이 이들의 행위를 제지하며 일대는 아수라장이 됐다. 경찰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톱질은 계속됐다. 사태는 경찰병력이 추가로 투입되면서 진정되는가 했지만, 경찰 지휘자가의 톱을 든 자들에 대한 연행을 명령하면서 송 목사 등을 경찰이 에워쌌다.
하지만 교인과 반대측 활동가들의 저항도 만만치 않았다. 이들은 연행을 제지하며, 성직자들과 교인은 기도를 하러 나가야 한다며 풀어줄 것을 요구했다. 20여 분 뒤 경찰은 이들의 포위를 풀어줬고, 송 목사 등은 기도회를 이어갔다.
한편 이들 단체들은 성명에서 해군기지 건설을 '반 신앙, 반 생명, 반 평화적인 행위'로 규정하며 즉각적인 공사중단을 촉구했다. 또한 구속자와 연행자를 즉각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성직자들의 구속은 종교와 신앙에 대한 몰지각한 행위이자 명백한 종교탄압이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