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들이 제주해군기지 공사현장인 구럼비 바위에 들어간 종교인들 감금사태에 대한 경찰의 안이한 태도를 비난했다. 심지어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경찰의 수사권 독립 반대운동까지 전개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평화를 위한 그리스도인 모임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안양과 군포에서 온 성직자와 신도 등 20여명이 카약을 타고 구럼비 바위에 들어가 해군기지 공사 중단을 기원하는 기도회를 가졌다.
성직자와 신도들은 기도회를 마친 후 공사장 정문을 통해 나가려하자 시공사 직원들이 공사를 방해했다며 2시간가량 이들을 감금했다. 신변의 위협을 느낀 이들은 경찰을 불렀고, 경찰은 이들에게 경범죄 스티커를 발부했고 이들은 이날 밤에야 풀려났다.
사태가 참가했던 종교인 등을 비롯한 평화를 위한 그리스도인 모임은 14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지난 13일 종교인 감금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공사업체의 불법 감금 행위는 법정형 징역 2년 이상의 중범죄에 해당한다”며 “경찰은 불과 2만원짜리 경범죄에는 현행법 체포를 했지만 시공사 직원들은 왜 체포하지 않는지 납득할 수 없다”고 경찰을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는 명백한 직무유기다. 자의적인 법집행이라는 비난에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며 “경찰은 해군기지 반대 국민들의 인권을 유린하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또한 “무지막지한 경찰이 과연 수사권 독립을 주장할 수 있는지 어이가 없다”며 “국민의 인권을 유린하는 경찰이 독립된 수사권을 갖는다면 국민에게는 큰 재앙이 될 것”이라고 몰아붙였다.
이들은 또 공사장 밖으로 나와 현장 직원들의 신원확인을 경찰에 요청했지만 이를 묵살하고 경찰이 직원들을 빼돌렸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신변보호 요청에도 불구하고 이를 묵살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여성 신도들을 남성 직원들이 손으로 밀치며 성추행을 해 여자 경찰에게 이를 호소했지만 여경은 스티커를 발부하러 왔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다고 강하게 경찰을 성토했다.
이에 이들은 “서귀포경찰서장의 사과와 공평한 법집행을 약속하라”며 “더 이상 강정주민들과 활동가들의 인권을 유린하지 말 것을 약속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시공사 직원들의 불법행위에 대해 삼성과 대림은 사과하라. 경찰은 이들을 즉각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이러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기독교는 물론, 천주교, 불교, 원불교 등의 모든 성직자들과 신도들이 연합해 경찰 수사권 독립 반대운동을 치열하게 펼쳐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경범죄 처벌을 받은 성직자들은 이날 감금한 시공사 직원들을 경찰에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