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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4·3희생자유족 및 제주도민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
항상 제주4·3에 관심을 가지고 응원해 주심에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또한, 오늘 추념식에 참석해주신 여러 내외빈들께도 진심어린 감사말씀을 드립니다.

화사한 봄의 기운이 만연해지는 평화의 섬이건만, 반세기가 훌쩍 넘었어도 이곳 제주의 사월은 항상 아프고 쓰라립니다.

 

허울좋은 이념과 사상의 명분하에 억울한 희생양으로 산화하여간 영령들이시여!
올해도 저희는 아프고 쓰라린 마음을 추스르고 영령님 전에 진설분향합니다.
삼가 영령들께 고개 숙여 명복을 비오니, 억울함과 원통함을 풀고 영면하시옵소서.

 

항상 가슴 한켠에 자리잡은 아픈 상흔을 위로하며 살아오신 유족님들.
울음과 탄식조차도 금기되었던 그 비극의 시절을 꿋꿋이 딛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통한의 세월을 감내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아픔을 이겨내고 당차게 일어서서 올바른 4·3의 역사관정립과 더불어 희생자의 명예회복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였고, 대내외적으로 인정받는 수많은 결과물들을 이루어냈습니다.

존경하는 4·3희생자유족님들, 제주도민 여러분,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우리는 해야할 일들이 아직도 너무나 많습니다. 현재의 결과에 안주하지 않고, 더 나아가야 합니다. 올바른 제주4·3의 진상규명과 희생자의 명예회복이 온건히 이뤄질 때까지 부단한 노력을 하는 것이 살아남은 자의 당연한 과제입니다.

 

지난 십수년간 중앙정부와 지자체 및 유관단체의 도움으로 4·3특별법 제정, 진상보고서 채택, 대통령의 공식사과, 4·3평화공원 조성 등 굵직한 결과들이 있었습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공약사항인 ‘4·3희생자추념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해주셔서 유족과 도민들의 자존심을 지켜 주셨습니다. 다만, 오늘 이 자리에 대통령님께서 몸소 참석하셔서 헌화, 분향하셨으면 더욱 좋았으련만 하는 다소의 아쉬움은 차마 지울 수가 없습니다. 널리 헤아리셔서 후일에라도 꼭 참석하시길 간청합니다.

 

하지만, 4·3의 혹독했던 아픔보다도 더욱더 가슴 쓰라린 것은 이처럼 아픈 제주4·3의 역사를 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의 산실로 승화시켜나가고 있는 범국민적 분위기에 반하여 아직까지도 일부 극우보수단체에서는 4·3흔들기를 지속적으로 행해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근거없는 사실을 유포하며 화합의 분위기를 훼방하고 갈등을 조장함으로써 유족과 제주도민의 아픔을 가중시키고 있는 현실입니다.

 

우리는 이에 굴하지 않고 한치의 흔들림없이 완전한 4·3문제해결을 위하여 매진할 것이며, 더 나아가 화해와 상생을 바탕으로 하는 진정한 평화의 섬, 제주도를 만들고, 궁극적으로는 국민통합의 기반 위에 새희망의 대한민국 건설에 앞장설 것입니다.

 

존경하는 4·3희생자유족님들, 제주도민 여러분,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더욱 힘을 내십시오. 그리고, 좀더 힘을 주십시오.
우리에게는 시대적 불행을 뒤집어쓴 채 너무도 억울하게 희생되어간 수만의 영령들께 해드려야 할 시대적 과업이 많습니다. 좀더 구체적인 희생자의 명예회복과 더불어 4·3해결의 마지막 단계라 할 수 있는 희생자에 대한 배보상문제 등을 필두로 하여 산적해 있는 문제들을 단계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대승적 차원으로 제주4.3의 전국화와 세계화를 통해 평화와 인권교육의 산실로 만들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처럼 후세로서의 책무를 다할 때 진정한 평화의 가치는 새롭게 탄생할 것이며, 이곳 제주의 사월은 비로소 진정한 연두빛 봄기운을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4.3의 영령들이시여!
거듭 읍소하오니, 울분과 회환의 짐일랑 후세들에게 맡겨두어 해원하시고 부디 영면하소서! 그리하여, 이곳 제주에 진정한 사월이 찾아올 수 있도록 굽어살펴 주소서!

 

오늘 하루는 추념식에 참석하신 모든 분들께서 4·3정신을 아로새기는 뜻깊고 경건한 하루가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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