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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근의 시평세평] 元心과 득표의 인과관계는? ... 실체 없는 선거전략

 

‘원심(元心)’은 제주에서 득표력이 있울까?

 

최근 총선 예비후보들의 ‘원희룡 마케팅’을 보며서 드는 생각이다.

 

득표의 전쟁이 한창이다. 이 와중에 서귀포에서 강영진 제주일보 전 편집국장이 17일 출마기자회견을 함으로써 치열한 경쟁에 합류했다. 점입가경이다.

 

특히 현직 언론인의 출마라는 쉽지 않은 경우도 눈길을 끌었지만 출마기자회견에서 언급한 ‘원희룡’이라는 이름이 더 큰 관심을 끌었다.

 

그는 자신이 원 지사를 제주도로 불러들였고, 원 도정의 성공을 위해 출마한다는 ‘출마의 변’을 늘어놓았다. 자신보다 인지도가 높은 원 지사의 도움을 받기 위한 ‘원희룡 마케팅’을 공식적으로 언급하고 나섰다. 공교롭게 이날 원 지사의 비서실장이 참석해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전직 언론인이라는 입장을 고려하면 사실 유쾌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장면이 아니다. 다른 한편 안쓰럽다는 생각마저 든다.

 

뒤늦게 총선 출마를 선언하는 입장에서야 유권자들이나 정당 지지자들의 주목을 끌기위해 불가피했다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어쨌든 다소 ‘모양 빠지는 꼴’이다. 국회의원 후보들이 ‘대통령의 정책을 지원하기 위해’라는 변을 늘어놓기는 하지만 ‘현직 지사의 성공을 위해서’라니... 순간 도의원 출마의 변인가 하는 착각마저 들었다.

 

예비후보들은 ‘元心 마케팅’이 득표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제주시 갑에 출마한 양치석 예비후보 역시 원심 마케팅에 열심이다. 역시 명함에 원 지사와의 사진을 넣고 현수막을 내걸고 개소식에서는 “원희룡 도정의 성공을 뒷받침 하겠다”며 원심을 얻고 있다는 입장을 강변했다. 출마 전 현직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장이었으니 자신의 출마와 원 지사의 지지를 연결시키는 것은 쉬운 전략일 것이다.

 

본질적으로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 있다.

 

'제주의 3김'으로 불리우는 신구범, 우근민, 김태환 전 지사의 경우 지지자들은 나름 명확한 성향과 지역, 조직, 인맥 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민선 6기 들어 매 인사 때마다 고위공무원들이 어느 지사의 인물들인지를 언급하며 계파가 언급된다. 이번 신년 인사때도 우근민 지사 시절 인물들이 복귀했다며 설왕설래 하는 모습을 보면 더욱 그렇다.

 

이들은 어느 정도나마 제주도의 일정 지역과 인맥 등에는 영향력이 있는 모양이다. 출신지역도 그렇고 제주도내 학맥과 조직이 의미를 갖는 느낌이다.

 

그러나 이들과 달리 ‘元心’을 얻었다는 예비후보들의 홍보가 영향력을 가질까? 일반인 70%를 할당한 국민참여선거인단과 새누리 당원들에게 원심이 ‘득표력’이 있느냐 하는 말이다.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원 지사는 제주 출신이지만 제주도내에 근거세력이 없다. '원심'을 얻었다고 주장하는 것이 정치적 힘이 될 것인가에 대해 본질적인 의문이 드는 부분이다.

 

원 지사의 정치적 역량을 폄하할 의도는 없다. 그러나 원 지사가 60%에 달하는 당선 당시의 득표율이 가능했던 것은 조직과 세력, 그리고 지역에 근거했다고 보기 어렵다.

 

아이러니 하게도 원 지사의 정치는 이미지 정치다. 이미지를 정치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하는 정치인이다. 서울지역에 지역구를 가진 정치인은 정치 특성상 이미지 정치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

 

현재의 박근혜 대통령처럼 확고한 근거지역을 갖고 의원과 추종세력을 확보하는 스타일의 정치가 아니었다. ‘배신의 아이콘’이니 하는 한마디로 원내대표를 날려버린다거나 ‘진박’이라고 주장하면서 바로 정치적 영향력을 확보하는 정치 스타일이 아니다.

 

제주 전체의 지지를 얻어 지역을 대표하는 자리에는 오를 수 있지만 지역 내부의 정치세력과 자신을 지지한 유권자들에게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득표를 하도록 영향을 미치는데는 한계가 명확하다. ‘元心’이 곧 중문지역을 비롯 특정지역의 지지를 얻어낼 수 있는가? 같은 중.고등학교 출신들을 지지자로 돌아서게 할 수 있는가? 서울대 출신들이 元心을 얻은 후보에게 표를 몰아줄까?

 

원 지사의 지지를 얻었다고 해서 당의 후보가 되거나 득표에 직접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선거 전략은 이런 점에서 단순한 모방을 넘어 ‘교조적’이다.

 

원 지사는 법적으로나 공식적으로 중립일테지만 설사 누군가를 지지한다고 해서 득표로 연결될 것이라는 등식은 성립되지 않는다.

 

온갖 가지 선거운동의 양태가 불거지는 총선정국의 돌입에 ‘元心 마케팅’은 이런 점에서 어리석다. 실체가 없다는 점을 빨리 인식해야 한다. 오히려 역풍이 우려된다.

 

지역정치에서 불거져 나온 ‘도지사 마케팅’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제주 정치의 다른 한계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듯해 씁쓸하기만 하다. [이재근=제이누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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