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관광 역사에 획을 긋는 외국인 관광객 100만명 시대가 열렸다.
제주도는 외국인 관광객 200만명 유치 목표 시기를 당초 2014년에서 1년 앞당겨 2013년 달성한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한국 관광의 1번지'란 옛 명성을 되찾자는 노력이 시작됐다.
하지만 중화권과 일본 관광시장 의존도가 높아 목표 달성을 위해선 이외 언어권 시장 다변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와 몽골 등 중앙아시아처럼 떠오르는 신흥 관광 시장을 살펴보고 그들에 맞는 맞춤형 상품개발, 직항 전세기 취항 등 접근성 개선과 운항시간 연장, 크루즈 운항, 숙박시설 확충, 관광통역안내사 육성 방안 등 수용태세를 진단해본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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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내년에 관광객 1000만명을 유치하겠다고 호언장담했다.
제주관광 메가투어리즘 시대를 앞당기겠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외국인관광객 200만명 유치 목표를 당초 2014년에서 2013년으로 1년 앞당겼다.
당장 내년에 150만명을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목표 시장은 중국의 20~40대 젊은 층과 일본의 40~60대 중·장년 층으로 잡고, 7대경관과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3관왕을 첨병으로 내세워 전방위 홍보를 벌인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7대경관과 관련한 국가 차원의 홍보 전략을 내년 2월까지 수립할 방침이다.
게다가 내년도 관광객 유치 목표를 1000만명으로 설정함에 따라, 수용태세 향상을 위한 전략을 발표했다. 우선 접근성 개선을 위해 현재 26개의 국제직항노선을 2014년까지 40개로 확대한다. 이와함께 국제크루즈선은 2014년까지 160회로 늘린다. 제주를 모항으로 하는 국제카페리도 추진한다. 아울러 내년 중 인천~제주공항의 국제선 환승시스템 도입을 계획 중에 있다.
하지만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제주도의 유치 전략은 양적 성장에만 치우친 것으로 해외시장 다변화와 고부가가치 개별관광객 유치 전략이 더욱 시급하다.
숙박 대책도 사업 승인된 숙박시설 71곳 4314실에 대한 조기착공 지원 뿐이다.
다양한 관광객을 수용할 수 있는 숙박과 함께 맞춤형 상품 개발, 접근성 개선, 쇼핑, 음식, 언어 등 혁신적인 수용 태세 개선 노력이 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화권 관광시장
중국 등 중화권 관광객은 대부분 패키지(단체) 싸구려 상품 중심이다.
업계 과당경쟁으로 원가 이하의 패키지상품을 판매하다보니 쇼핑 강요, 선택관광, 질 낮은 음식으로 중국인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도내 한 여행사의 중국인 인바운드 패키지 상품을 보면 매일 토산품, 면세점 등 쇼핑 일정이 포함돼 있고 공연, 승마, ATV.카트.열기구, 유람선 잠수함 승선 등이 선택사항으로 짜여 있다.
음식의 경우 1인당 5000원 수준으로 맞추다보니 질이 떨어져 중국인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에서 음식에 대한 불만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일부 여행사들이 싸구려 관광요금과 무료 관광객을 받아 관광업계나 관련업계에 송객하다보면 그에 따른 심각한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자구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제주 관광업계 전체를 먹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도 낮은 여행단가로 인한 쇼핑 강요, 질 낮은 음식으로 한국관광의 만족도를 떨어뜨리고 국가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고 보고 여행업법을 개정해 저가 관광상품에 대한 처벌 근거를 마련하고 공정거래 문화 조성을 지원할 방침이다.
쇼핑 강요행위를 금지하는 등 저가 덤핑 여행상품 근절을 추진하고 소비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불공정 거래로 규정, 위반시 행정적.자율적 제재방안을 신설키로 했다.
또 정상 여행상품 출시를 위해 여행업체간 협의를 유도하고 우수 여행상품에 대한 해외마케팅은 지원키로 했다.
양적 성장도 중요하지만 개별관광 패턴에 맞는 고부가가치 FIT(개별관광객) 유치가 시급하다.
제주도의 경우 직항편 신규 개설과 전세기 활성화 등으로 접근성은 어느 정도 해소되고 있지만 여전히 쇼핑.숙박시설 부족과 개별관광 상품의 취약성 등으로 제주는 단지 서울.부산 관광의 ' 덤 관광지'로 전락하고 있다.
제주에서 서울보다 가깝다는 중국 상하이(비행시간 55분)는 개별관광 시장이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상해지사에 따르면 올해 상해 영사관의 상반기 비자 발급 건수만 약 8만9000건으로 지난해 보다 17% 증가했다. 특히 단체비자는 5% 줄고, 개인비자는 91% 증가했다. 중국의 아웃바운드(자국민의 해외여행) 시장이 개별관광 추세로 변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상하이는 베이징과 마찬가지로 해외관광패턴이 개별관광으로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웨딩·허니문, 미용·성형 등 개별관광 패턴에 맞는 맞춤형 고부가가치 상품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상하이 현지 여행업계에 따르면 개별관광객은 관광목적지로 서울을 선호하고, 단체 관광객 중 제주 노비자로 가는 경우는 25%에 불과하다.
실제 방한 중국인들은 서울과 부산에서 관광과 쇼핑을 한 뒤 제주에 잠깐 들러 관람 중심의 코스로 한국을 여행하고 있다.
싸구려 단체 관광에서 벗어나 체험 휴양 중심의 고부가가치 개별 관광상품으로 바뀌어야 하는 이유다.
도내 여행업계 관계자는 "대형 여행사의 싸구려 전세기 관광상품에서 벗어나 급증하고 있는 개별관광객을 맞는 혁신적인 수용태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주관광공사(사장 양영근)는 중화권 개별관광객 유치를 위해 다양한 상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고부가가치 여행시장이자 블루오션으로 등장한 중국 웨딩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중국 웨딩상품 현지 설명회를 21~23일 중국 북경과 상해에서 진행하고 있다.
제주는 1980년대, 1990년대 초반까지 한국의 신혼여행 메카로 자리 잡았지만, 이후 동남아 등 해외관광지에 밀려 그 명성을 잃어갔다. 하지만 그 과정에 제주에 남겨진 유산이 바로 사진촬영 기술로 이제는 중국웨딩상품 공략하는데 핵심 아이콘이 되고 있다.
중국 신혼여행객들은 일생일대의 의미있는 결혼을 준비하기 위해 많은 지출을 하고 있다. 자신만의 독특한 웨딩촬영을 자연경관이 뛰어는 곳은 물론 한국 등 이색적인 풍광에서 세련된 웨딩문화를 경험하고 싶은 니즈를 많이 표출하고 있다는 것이 관련 웨딩업계의 분석이다. 제주는 이런 중국 웨딩 트렌드에 부합하면서 웨딩촬영 기술 경쟁력이 높아 향후 성공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제주관광공사의 중국 현지설명회는 제주 웨딩상품의 우수성, 특히 세계7대자연경관에 선정된 세계적 자연경관에서 국제수준의 웨딩촬영을 할 수 있는 점을 테마로 설정하고 현지 여행사 및 웨딩업체, 언론매체를 대상으로 집중 홍보하고 있다.
제주관광공사는 "이번 선정된 컨소시엄 및 인증상품을 내년부터 중국 현지 웨딩박람회에서 집중적으로 홍보하고 직접 중국 소비자들에게 판매할 수 있도록 프로모션 지원을 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본권 관광시장
성장률 감소가 뚜렷하다. 하지만 비교적 안정된 여행수요를 갖고 있어 고부가가치 관광객 유치에 나선다면 질적 성장을 노릴 수 있다.
상품 다양성 부족, 일본 웰빙트렌드 요구를 반영하지 못하는 여행 상품 구성, 여성 중심의 한류.쇼핑.미용 등 방한관광주도시장 유인시책 부족, 고부가가치 시장 발굴 미흡 등이 문제점으로 나타나고 있다.
제주관광공사는 고부가가치 관광객 유치 활성화를 위해 올해 처음 열었던 제주국제골프축제를 2013년까지 규모를 확대하고 2014년부터는 레포츠 전반 분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건강, 치유, 웰빙, 명상을 테마로 한 녹색관광상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개별관광객 유치 활성화를 위해 모바일 프로모션 등 온라인마케팅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성장률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패키지 단체 중심이지만 FIT 수요가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언어, 숙박 등 전반적으로 수용태세가 미흡하고 무엇보다 접근성이 부족하다.
직항 노선 확대와 함께 전세기 투어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대책이 필요하다.
도내 한 여행사가 지난 10월 중순부터 제주~베트남(호치민시)간 직항 전세기를 처음 띄우면서 베트남 관광객 모객에 성과를 거뒀다.
이달 23일까지 21차례 운항, 모두 2500여명의 관광객을 유치했다.
베트남 현지 여행업계는 언제든 직항편만 확충된다면 여행수요는 충분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소음 민원때문에 제주국제공항 야간 운항을 허용하지 않는 점도 직항편을 띄우는데 한계가 있다.
전세기 여행사 관계자는 "중국 내륙지역과 동남아 직항편을 띄우려해도 적절한 비행 스케쥴을 잡기가 어렵다"며 "부정기 전세기편에 한해 야간 출도착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숙박과 쇼핑 인프라 부족도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
저비용항공사 진에어는 올해 초 제주~상해 항공노선에서 중국 동방항공의 독점 운항을 깨고 매일 운항을 시작했다.
진에어 김재건 대표는 취항식에서“제주~상해 노선은 한국 국민이 해외로 나가는 아웃바운드 노선이 아니라 해외 국민이 한국으로 들어오는 인바운드 특성의 노선"이라며 "이는 수요를 국내에서만 찾지 않고 해외에서 수요를 찾아 중국인의 제주도 관광을 늘림으로써 제주 지역 관광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도내 인바운드 여행 업계도 주춤했던 중국인 관광객 유치 기대로 잔뜩 고무돼 있는 분위기다.
진에어는 상해 현지 총판대리점과 계약을 통해 전체 좌석(189석)의 90%(170석) 이상을 판매 대행을 맡겨 수요를 채워나간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취항 초 난관에 부딪혔다.
상해 현지에서 제주 직항편에 대한 반응은 좋은데, 정작 제주도에 객실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현지 여행업계 관계자는 "동방항공보다 저렴하게 진에어의 제주 직항 여행상품 판매에 나서고 있지만, 제주에 객실을 구하지 못해 송객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방 구하기도 만만치 않고, 아무리 성수기라지만 호텔들도 평소보다 두배 이상 가격을 올려 받아 상품 구성이 쉽지 않다" 고 토로했다.
호텔 측은 관광호텔 외국인 투숙객의 이용금액에 대한 영세율 적용이 지난해 말 폐지되면서 요금이 비싸졌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외국인관광객 유치 확대를 위해서는 관광호텔의 외국인 숙박요금에 대한 부가세 환급과 재산세 감면 등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숙박시설 부족과 함께 열악한 쇼핑 인프라도 중국인 관광객 유치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의 한 여행사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들은 쇼핑 인프라가 갖춰진 서울을 선호하고 있다"며 "제주는 서울 관광을 마치고 자연경관을 둘러보는 형태에 그치고 있어 쇼핑 인프라와 다양한 체험 관광상품 개발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돈은 서울에서 쓰고 제주는 단지 구경만 하러 온다는 것이다.
쇼핑과 숙박 인프라 확충, 가격 경쟁력 등 외국인 관광객을 맞이할 수 있는 수용태세를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기획 3편에선 떠오로는 신흥 시장 몽골과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 권역 확대 계획을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