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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우후죽순 들어선 숙박시설…운영 힘들어 문닫기 '일보직전'
직원들 임금체불‧질낮은 서비스로 관광객 항의 '일쑤'

 

지난달 24일 오후 제주공항에서 서귀포시로 넘어가는 평화로. 관광객들이 운행하는 차량이 많을 뿐만 아니라 처음으로 관광객들이 제주의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다.

 

평화로를 따라 5분쯤 달리면 왼쪽편에 (주)제주아일랜드호텔리조트 공사현장이라고 적힌 입간판이 나온다.

 

하지만 짓다 만 건물벽은 페인트가 벗겨진지 오래다. 건물벽을 따라 담쟁이 넝쿨이 자리를 잡고 있다. 흉물스럽게 보인다. 건물벽에 걸어둔 현수막은 글씨가 이미 바랠 대로 바랬다.

 

부동산 개발업자가 당초 10만㎡의 부지에 객실 303개 짜리 호텔과 별장형 게스트하우스가 들어선 휴양형 복합리조트를 건설키로 했다. 하지만 공사가 중단됐다. 자금난 때문이다.

 

지난달 26일 오후 2시. 제주시 애월읍 해안도로. 바다를 보며 제주도를 만끽할 수 있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이 도로를 따라 짓다 만 숙박시설이 수두룩하다. 바다를 볼 수 있는 전망 좋은 곳이었지만, 이젠 거꾸로 경관을 망치고 있었다.

 

인천시 부평구 십정동에서 제주로 관광을 온 최향례(58.여)씨는 "바다를 따라 차로 달리다가 기분이 좋았는데 곳곳에 공사가 중단된 숙박시설이 눈에 보여 기분이 조금 좋지 않다"며 "아름다운 바다를 흉물로 변해버린 숙박시설이 가려 못 보게 돼 아쉽다"고 말했다.

 

같은 날 애월읍의 또 다른 숙박시설 공사현장. 공사장 주변에는 공사장에서 나온 폐기물과 잡다한 쓰레기가 널려 있었다. 근처 한 리조트 관계자는 "공사를 할 때도 있고 안할 때도 있다"며 "자금난에 허덕이다 돈이 조금 생기면 (공사를) 하는 것 같고, 그렇지 않으면 중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에 숙박시설이 우후죽순 난립하면서 문제가 벌어지고 있다. 숙박 시설을 짓다가 자금난이 발생해 공사를 중단하는 곳이 속출하고 있다. 숙박업계의 '부도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이미 운영되고 있는 리조트나 (풀빌라) 펜션도 경영난에 몰려 부도직전인 곳이 널려 있다. 상황이 이러자 사업주들은 경영 악화로 운영비를 줄이기 위해 직원수를 줄이거나, 질 낮은 식재료 사용으로 음식질이 떨어지고 있다.

 

올들어 3월말까지 제주도에 접수된 관광숙박시설 사업계획 신청은 48곳 2186실(방)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4.4배, 객실수로는 5.8배 늘어난 것이다.

 

사업신청 내용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관광호텔 9곳 742실 △가족호텔 8곳 354실 △호스텔 27곳 732실 △휴양콘도미니엄 4곳 358실 등이다.

 

지역별로는 제주시 23곳 1297실, 서귀포시 25곳 889실이다.

 

그러나 연도별 사업승인 현황을 보면 한 마디로 폭증추세다. 2008년 9곳 472실에 불과했지만 2009년에는 5곳 252실, 2010년 11곳 509실, 2011년 28곳 1427실, 2012년 91곳 6235실로 급격히 늘어났다.

 

제주도는 이 같은 현상으로 관광 성수기마다 반복돼온 숙박난을 다소 해결해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숙박시설 공급과잉에 따라 과당경쟁이 벌어지면서 결국 숙박업계엔 '부메랑'으로 돌아와 큰 타격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높다.

 

게다가 사업 초기 단계에서 무너진 업체가 난립하면서 방치된 건물들과 관광개발 단지들이 흉물화, 국내 최대 관광지라는 이미지에도 먹칠을 하고 있다.

 

특히 리조트 사업을 하는 일부 업체는 부도직전의 위기에 몰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조트형 펜션을 운영하는 Y모(45)씨는 이 같은 문제의 원인이 제주도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해안도로를 따라 가다 보면 민박, 리조트, (풀빌라)펜션, 리조트 등 숙박시설이 엄청나게 지어지고 있다. 이는 서울에서 퇴직후 제주로 와서 사업을 벌이거나, 도내 일부 사람들이 빚을 내서 사업에 뛰어든 것"이라며 "하지만 지금 도내에 있는 리조트, 풀빌라 펜션 등 숙박시설은 이미 포화상태다. 전멸상태에 이르기 직전"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현재 제주도에 7개 정도의 풀빌라 숙박시설이 있다. 이 숙박시설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하룻밤 숙박료로 최소 30~40만원을 받아야 한다. 그래야 수익은 안나더라도 '현상유지'가 가능하다"며 "그런데 풀빌라 숙박료를 13만원 까지 받는 경우가 있다.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털어놨다.

 

제주도내 D리조트, B호텔 등과 같은 숙박업소들은 질 낮은 서비스와 음식으로 관광객들의 항의를 받고 있으며 심지어 일부 숙박업소 직원들은 월급도 제때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숙박업으로 돈을 벌지 못하니까 직원을 줄인다. 그리고 투숙객들에게 제대로 된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최소 7명의 주방장이 필요하다. 그러나 3~4명에 그치고 있다. 식사의 질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질이 떨어지니까 손님들의 불만이 쇄도하고 있다. 제주도 이미지가 실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문제는 이러한 상황을 제주도가 나서서 부추기고 있다. 도청 담당직원들이 (허가)실적에 눈이 멀어 자꾸 (대형 숙박업)허가를 내주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를 막기 위해서는 제주도가 도내 '숙박시설 운영현황'을 조사해서 공개해야 한다. 잘 안되고 있는 상황임에도 잘된다고 투자를 부추기거나 유도해서는 안된다. '불나방' 같이 숙박업에 달려들지 못하게 제주도가 나서서 가이드라인을 세워야 한다. 그래야 추가 피해자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연도별 관광숙박시설 사업승인 현황>

 

구   분 2008 2009 2010 2011 2012

 

9/472

 

 

5/252

 

 

11/509

 

 

28/1,427

 

 

91/6,235

 

관 광 호 텔    

 

2/95

 

 

3/409

 

 

28/3,511

 

전 통 호 텔          
가 족 호 텔

 

6/266

 

 

4/184

 

 

6/227

 

 

8/354

 

 

19/1,192

 

호 스 텔    

 

2/56

 

 

15/346

 

 

41/982

 

휴양콘도미니엄

 

3/206

 

 

1/68

 

 

1/131

 

 

2/318

 

 

3/550

 

 

(단위 : 개소/실),<출처=제주도청>

 

 
박홍배 제주도 국제자유도시과장은 이에 대해 "현재 오라관광지, 동물테마파크 사업이 중단됐다. 특히 평화로에 있는 제주아일랜드리조트호텔가 대표적이다. 이 같이 문제가 되고 있는 해당 사업시행자들에게 조속한 공사재개를 요구하고, 공문도 보내지만 잘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 과장은 이어 "관광숙박시설의 실태조사를 벌이는 한편 적정 규모에 대한 연구분석을 실시하겠다. 아울러 관광진흥기금의 효율적 지원방안 등도 함께 검토해 관광숙박시설 수급 문제를 해소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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