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라문화제 전국사진공모전이 그 이름 취지에 맞지 못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제50회 탐라문화제 전국사진공모전 입상작 전시가 지난 27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5일간 제주도문예회관 제1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공모전에 전국 120여명이 500여점의 사진을 공모했다.
전시사진은 101점으로, 금상에 1점, 은상에 1점, 동상에 2점, 가작에 5점, 입선에 92점을 선정했다.
그러나 당선된 사진들을 보면 절반이상은 제주문화와 무관하고 더욱이 탐라문화제와 무관한 다른 지역 문화와 해외 사진들이다.
게다가 일부 수상 사진에는 과도한 편집으로 순수성마저 의심케 하는 작품이 선정됐고, 누드사진까지도 선정돼 사진가들의 입방아에도 오르고 있다.
주요상인 동상 1점과 가작 5점 모두 제주문화를 찾아보기 힘든 사진들이 수상했다. 탐라문화제’라는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행사를 주관한 한국사진작가협회제주협의회 관계자는 “공모요강에 ‘전국일반창작사진’이 있어 그대로 했다. 수년째 그렇게 해 왔다. 사실 탐라문화제나 제주문화로 국한시킨다면 공모에 임하는 분들이 적다. 행사장에도 촬영하는 사람이 없다”라고 해명했다.
또한, 그는 “지역에서 공모전을 외면하기 때문에 출품작들이 적다. 도내에서 출품하는 사람은 10여명이 고작으로 그들이 낸 작품도 40~50여점이 전부다. 그렇기 때문에 탐라문화제와 제주문화로 국한시키지 않고 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응모 작품이 적다고 제주문화가 아닌 다른 문화사진에 ‘탐라문화제’라는 명칭을 붙이면서까지 공모전을 운영해야 하냐는 지적이다.
이번 전시회를 둘러본 사진가 S모씨(48)는 “사진전을 둘러보고 도무지 탐라문화제 취지가 어디 있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며 “차라리 탐라문화제라는 명칭을 빼고 전국사진공모전으로 했어야 하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또, “가작에 선정된 사진의 경우 일부 색을 지우고 포토샵 작업으로 필터링을 한 부분까지 눈에 확 띠었다”고 지적했다.
사진가 J모씨(46)는 “공모전이라는게 그 취지를 잘 살려야 한다. ‘탐라문화제’ 행사 사진만이 아닌 제주문화에 대해 전반적으로 공모를 했다면 사정은 달라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신중치 못한 행사 운영에 ‘탐라문화’라는 명칭이 무색한 행사가 돼 버렸다”며 “차라리 공모전이 어렵다면 행사를 하지 않는 게 낫다”고 꼬집었다.
한편, 사진작가협회도협의회 관계자는 “공모전을 운영하면 임원들의 호주머니에서 돈이 충당된다”며 “책 만들고 대관료 내고, 공모전 운영비, 상금 주면 오히려 마이너스가 된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년에는 재단(한국예총제주연합회)에서 잠정적으로 지원이 없을 예정이어서 내년 개최여부도 불투명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진공모전 접수비는 1인당 2만원으로 대상은 100만원, 은상은 50만원, 동상은 각 20만원이며, 가작 이하는 상금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