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골프 인구가 550만명을 넘어섰지만 지역 간 골프 인프라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도권과 영남권은 만성적인 예약난을 겪고 있는 반면 제주와 호남은 팬데믹 특수 이후 급격한 수요 이탈을 겪고 있어 실수요 기반의 공급 재설계가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제이누리 DB]](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727/art_17513383392482_fdbb73.jpg)
국내 골프 인구가 550만명을 넘어섰지만 지역 간 골프 인프라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도권과 영남권은 만성적인 예약난을 겪고 있는 반면 제주와 호남은 팬데믹 특수 이후 급격한 수요 이탈을 겪고 있어 실수요 기반의 공급 재설계가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1일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발간한 '레저백서 2025'에 따르면 국내 골프 인구는 전체 성인의 약 15%에 달하는 550만명 수준으로 세계적으로도 높은 참여율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확대된 수요를 감당할 인프라는 지역별로 격차가 커졌다.
수도권의 경우 18홀 기준 골프장 수는 202개로 전체의 33.5%를 차지하고 있지만 이용객 비중은 이를 넘어서는 35% 이상으로 나타났다. 영남권은 그 격차가 더 크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은 골프장이 66개(11.0%)에 불과하지만 이용객은 12.9%에 달했고, 대구·경북도 이용 비중(12.0%)이 공급 비중(10.3%)을 웃돌았다.
반면 제주와 호남권은 공급 과잉 상태에 직면해 있다. 팬데믹 기간 해외 골프여행이 어려워지면서 제주와 호남 골프장에 수요가 몰렸지만 코로나19 해제 이후 이 수요는 급속히 빠져나갔다. 제주도내 골프장들은 가격은 높아졌지만 서비스 품질과 예약 시스템의 유연성은 개선되지 않아 이용자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제주도내 한 골프장 관계자는 "캐디와 카트 이용이 의무고, 2인 또는 1인 플레이도 허용되지 않아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사실상 없다"며 "높은 가격에 비해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재방문율도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별 골프장 및 이용객수 비중 그래프다. [한국레져산업연구소 제공]](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727/art_17513383400587_7dc5d9.jpg)
이 같은 운영 방식은 국내, 특히 제주도내 골프장에서 광범위하게 반복되고 있다. 캐디피와 카트비는 별도 부담이다. 팀당 평균 20만원이 넘는 고정비용이 추가된다. 소비자에게 선택권이 없는 '강제 소비 구조'는 골퍼들의 불만을 키우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도보 라운드, 1인 플레이, 캐디 선택제를 허용하는 해외 주요 골프장과 달리 국내와 도내 골프장들은 여전히 경직된 운영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소장은 "이용자의 자율권을 배제한 비용 구조는 장기적으로 해외 골프 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제주 지역의 경우 높은 그린피와 부족한 유연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골퍼들이 동남아나 일본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 소장은 "제주 골프산업이 회복되기 위해선 가격 조정과 함께 제도 전환이 필요하다"며 "캐디 선택제, 2인 플레이 허용, 예약 시스템의 유연성 확대 등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레저백서 2025'는 국내 골프 인프라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오는 2028년까지 최소 71개, 최대 111개의 골프장이 더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현재 추진 중인 골프장 수는 80개다. 이 중 영남권이 26.5곳, 충청권이 19.3곳이다. 수도권은 18.2곳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환경 규제, 지역 갈등, 인허가 지연 등으로 인해 실제 개장 수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실제로 지난해 개장한 골프장은 6곳에 그쳤고, 올해는 5.5곳, 내년은 18.5곳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서 소장은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히 골프장을 더 짓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 누구를 위해 어떤 방식으로 공급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적 판단"이라며 "정부와 지자체가 관광·환경·수요 흐름을 고려한 골프 인프라 개편에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2025~2029년 지역별 개장 골프장수 전망 그래프다. [한국레져산업연구소 제공]](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727/art_17513383396035_c02dcf.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