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실물경제가 눈에 띄게 위축되며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관광객 감소와 함께 소비 지표 전반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9일 발표한 ‘2025년 2월 제주지역 경제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제주지역 내국인의 신용카드 사용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6% 감소했다. 두 자릿수 감소율은 2023년 6월(-10.0%) 이후 8개월 만이다. 관광객의 소비는 더욱 큰 폭으로 줄었다. 내국인 관광객의 신용카드 사용액은 23.7%, 외국인은 29.1% 급감했다. 도민 소비 역시 5.9% 감소해 지역 소비 전반이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소비 감소는 줄어든 관광객 수의 영향이 크다. 3월 한 달간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모두 93만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만5000명 줄었다. 이 중 내국인이 13만9000명, 외국인은 약 6000명 감소했다. 올 들어 세 달 연속 월간 관광객 수가 100만명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 이달 들어서도 8일까지 지난해보다 2만6000명이 줄어든 상태다. 1분기 누적 기준 관광객 수는 39만9000명 감소했고, 내국인만 놓고 보면 41만6000명이 줄었다. 외국인 수 증가분이 일부 상쇄
전국에서 처음으로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를 재활용한 보급사업이 제주에서 시작됐다. 9일 제주도에 따르면 도는 환경부, 제주테크노파크와 함께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를 재활용한 제품을 본격적으로 보급하는 시범사업에 착수했다. 연구 및 실증 단계를 거쳐 상용화에 돌입하는 전국 첫 사례다. 해당 사업은 환경부가 참여하는 국가 주도형 사업이다. 오는 2027년 12월까지 3년간 진행된다. 사업비는 모두 48억원으로 국비 24억원, 도비 14억4000만원, 민간부담금 9억6000만원이 투입된다. 사업 수행은 제주테크노파크가 맡는다. 연간 100대씩 3년간 모두 300대의 재사용 배터리 기반 제품이 보급될 예정이다. 보급 제품은 크게 이동형과 고정형 모델로 나뉜다. 이동형 제품으로는 3kWh급 고소작업용 농기구와 5kWh급 자율형 이송로봇이 있다. 농작업 효율 향상과 스마트 농업 기반 구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정형 제품은 공동시설용 및 보급형 소형 에너지저장장치(ESS), 2kWh급 태양광 연계 독립형 가로등용 ESS가 포함된다. 주로 농어촌과 도서산간 지역처럼 에너지 공급이 취약한 지역에 공급돼 전력 안정화와 피크타임 수요 조절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지난달 24일 오후 2시. 제주시에서 서귀포 방향으로 평화로를 따라가던 중 도로 오른편으로 한눈에 들어오는 풍경 하나가 시야를 가로막는다. 애월읍 고성리, 드넓은 들판 사이에 자리한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 시간이 멈춘 듯 세월에 깎이고 바람에 부서진 이 건물은 '호텔'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만큼 완전히 폐허가 돼 있었다. 이곳은 1990년대 초 호텔 300실과 콘도 138실, 워터풀과 메디컬 클리닉까지 갖춘 복합 관광리조트로 조성될 예정이었던 옛 '제주아일랜드호텔 리조트'다. 이후 2000년대 중반 '르네상스제주호텔'이라는 이름으로 간판을 바꿨지만 1997년 외환위기 여파로 공사가 중단되면서 지금껏 '유령 건물'로 방치돼왔다. 전체 연면적은 4만7000㎡에 달한다. 당시 공정률은 약 70%에 이르렀다. 건물 가까이 다가서자 첫인상은 '위험'이었다. 외벽은 곳곳이 갈라지고 페인트는 오래전에 벗겨져 그 아래 녹슨 철골이 삐죽삐죽 모습을 드러냈다. 유리창은 대부분 깨졌고, 바람이 불 때마다 어디선가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와 기분 나쁜 휘파람 같은 소리가 쉴 새 없이 울려 퍼졌다. 주민들의 불안은 당연한 일이다. 인근에 거주하는 고모씨(53)는 "강풍이 불 때마다 외
한때 인구 유입과 투자 열기로 부동산 호황을 누리던 제주에서 법원 경매 건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경기 침체 여파까지 겹치면서 실수요자들의 시장 진입도 한층 위축되는 분위기다. 8일 제주지방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에서 진행된 법원 경매는 모두 6079건으로 2023년 3818건보다 약 60% 가까이 급증했다. 연간 경매 건수가 6000건을 넘어선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당시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여파가 국내에도 번지며 제주에선 8024건의 경매가 진행된 바 있다. 경매 물건이 늘어난다는 것은 부동산 시장에서 일반 매매로 해소되지 못한 물량이 쌓이고 있음을 뜻한다. 채무불이행, 대출금 상환 불능 등으로 부동산이 경매로 넘어가는 사례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경매에 부쳐진 전체 물건의 감정가는 모두 8244억원이다.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실제 낙찰로 이어진 금액은 4455억원에 불과했다. 평균 매각률은 23.3%, 매각가율은 54.0%에 그쳤다. 물건 유형별로 보면 아파트 경매는 379건으로 2022년 147건보다 2.5배 이상 증가했고, 단독주택 경매도 같은 기간 131건에서 32
공공배달앱 ‘먹깨비’ 누적 매출액이 지난 3월 기준 122억원을 돌파했다. 제주도는 2022년 12월 출시된 먹깨비가 지난달 기준 누적 매출액 122억원, 가맹점 3796개소, 회원 수 4만6685명을 확보했다고 8일 밝혔다. 월 평균 주문건수는 지난해 1만8255건에서 올해 2만8098건으로 53.9% 증가했다. 월 평균 매출액도 지난해 4억5072만6000원에서 올해 6억9455만3000원으로 54% 늘었다. 이달부터는 먹깨비에서 지역화폐 탐나는전 연계로 주문금액의 15% 페이백이 가능하고, 하루 1회에 한해 배달비(3000원) 쿠폰을 사용할 수 있다. 또 먹깨비는 익일 정산 서비스, 단골캐시백, 인포챗 서비스 등 기능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김미영 제주도 경제활력국장은 “먹깨비의 성장은 배달플랫폼 최저 수수료 1.5%, 입점비·월사용료·광고비 무료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소상공인 수수료 부담 완화에 기여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소상공인 및 지역민들과의 소통·협업을 통해 든든한 배달앱으로 자리잡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민족기업의 명맥을 이어온 동화약품이 제주에서 항일운동의 발자취를 되새겼다. 국내 첫 여성 항일운동 현장과 서우봉 일제 진지동굴 등을 찾아 항일운동에 대한 선양 의지는 물론 제주와의 연대 의사를 내비쳤다. 윤도준(73) 동화약품 회장은 지난 7일 제주의 항일운동 유적지를 직접 찾았다. 남산 일대의 일제강점기 유산을 돌아보는 '남산 역사 탐방'을 수년째 이끌어온 그는 이번에는 제주로 발길을 옮겨 제주에 남겨진 항일의 흔적을 되짚는 시간을 가졌다. 윤 회장은 "제주에도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항일의 역사가 곳곳에 남아 있다"며 직접 탐방 일정을 제안했고, 이날 제주의 역사 전문가들과 함께 주요 항일 유적지를 돌아봤다. 이날 탐방은 박찬식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장의 해설로 진행됐다. 제주 근.현대 연구전문가로 사학 박사인 박 관장은 제주대 연구교수, 제주문화유산연구원장, 제주학연구센터장 등을 역임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탐방은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에서 시작됐다. 이 자리에서 윤 회장의 제안 배경과 '남산 역사 탐방' 활동이 간단히 소개됐고, 이어 박 관장이 제주 항일운동사에 대한 개요를 설명했다. 이후 참가자들은 서우봉 일제 진지동굴과 제주해녀박물관 등을 차례로 방문
올해 1분기 제주지역 아파트 일반분양이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인 공급 감소 속에서도 제주도의 침묵은 특히 두드러졌다. 8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전국 아파트 일반분양 물량은 모두 1만2358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 3만5215가구보다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이는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5682가구) 이후 16년 만에 가장 적은 수치다. 특히 제주를 포함해 경남, 전남은 1분기 분양이 0건이다. 극심한 공급 가뭄인 것으로 분석됐다. 같은 기간 서울은 482가구, 경기도는 1179가구를 분양했다. 충남은 3330가구로 전체의 약 27%를 차지하며 유일하게 눈에 띄는 공급을 기록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지속적인 건축비 상승, 미분양 부담, 경기 위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건설사들이 공급을 미루고 있다"며 "공급 축소가 장기화될 경우, 향후 새 아파트 품귀 현상과 청약경쟁 과열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제주의 경우 최근 몇 년간 주택시장 침체와 사업성 저하, 행정절차 지연 등이 복합적으로 겹치면서 신규 분양이 급감한 상태다. 이에 따라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에서는 공급 부족에 따른 대
제주도와 제주컨벤션뷰로가 올해 1분기에만 5000명이 넘는 중화권 대형 기업의 인센티브(포상) 단체 관광객을 유치했다. 제주도는 올해 대만 외식기업인 왕품(王品)그룹 임직원 2100여명이 인센티브 단체 관광으로 제주를 찾는다고 8일 밝혔다. 왕품그룹 임직원은 오는 13일부터 12월 5일까지 23차례로 나눠 제주를 방문해 우도와 올레길 등 명소를 둘러보고 흑돼지구이 등 특산물을 맛볼 계획이다. 1993년 설립된 왕품그룹은 다양한 외식 브랜드를 보유한 대만 최대 외식 기업이다. 제주도는 중국 국유기업인 중국인수보험회사 1000명의 인센티브 단체 관광도 유치하는 등 올들어 1분기에만 16건, 5402명의 인센티브 단체 관광객을 유치했다. 제주도는 지난해 인센티브 단체 관광객 1만690명을 유치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도가 관광객 감소에 대응하고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비싸고 불친절하다'는 관광 이미지 개선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7일 제주도에 따르면 도는 외식 물가 안정, 축제장 바가지요금 해소, 친절 서비스 확산 등을 포함한 종합 개선대책을 마련하고, 이를 추진할 민관협의체인 '가성비 높은 제주관광 만들기' 협의체를 출범시켰다. 우선 외식 부문에서는 전국 평균보다 비싸다는 평가를 받아온 갈치구이, 삼겹살, 김치찌개, 짜장면, 칼국수 등 주요 메뉴에 대해 가격 개선을 유도한다. 1인 메뉴 개발과 주문 단위별 적정 가격 제시, 음식점 외부에 대표 메뉴 가격 표시, 저렴한 현지 맛집 정보 제공 등이 포함된다. 도는 이에 참여하는 음식점에 착한가격업소 추천과 인센티브 제공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오영훈 제주지사는 지난달 31일 월간 정책공유회의에서 "1인당 7만~10만 원에 달하는 갈치구이가 제주 관광의 고비용 이미지를 대표한다"며 관광물가 조정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도는 최근 축제장에서 '순대볶음 2만5000원'과 같은 고가 사례가 논란이 되자 축제장 내 음식 가격을 사전 협의하고, 메뉴판에 음식 견본 이미지와 모형을 비치하도록 권고할 방침이다. 바가지요금신고센
제주항공이 식목일을 맞아 어린이 승객들에게 자연의 가치를 전하는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 제주항공은 오는 5일 식목일에 김포~제주 노선 모든 항공편에 탑승하는 어린이 승객을 대상으로 ‘식물 키우기 키트’를 증정하는 기내 이벤트를 연다고 4일 밝혔다. ‘식물 키우기 키트’는 토마토 씨앗과 배양토, 친환경 생분해성 종이화분으로 구성돼 누구나 손쉽게 식물을 키울 수 있도록 준비됐다. 여기에 제주 연안에 서식하는 국제보호종 ‘제주남방큰돌고래’를 모티브로 만든 제주항공 자체 캐릭터 ‘제코(JECO)’ 스티커도 함께 제공돼 아이들이 화분을 꾸미며 즐겁게 자연과 교감할 수 있도록 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여행의 즐거움뿐 아니라 환경과 생명의 소중함을 함께 느낄 수 있도록 기획한 이벤트"라며 "어린이 승객들이 식물을 키우며 자연에 대한 관심을 키워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제주항공은 지역사회 공헌과 친환경 활동을 접목한 다양한 캠페인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이벤트 또한 자연 보호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기내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올봄 제주를 방문한 수학여행단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관광협회는 지난달 제주를 찾은 수학여행단이 전년 같은달(1만6043명)보다 7962명 증가, 2만4005명으로 49.6%의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3일 밝혔다. 학교 수는 39개교가 늘어나 모두 108개교가 제주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도와 도관광협회는 수학여행단 학교에 차량 임차비 또는 외부 안전요원 고용비를 일부 지원하거나 제주의 역사 유적지 2곳 이상 방문 시 기념품을 증정하고 있다. 또 도교육청에서는 학생을 대상으로 제주의 역사 문화 확산을 위해 4·3 유적지 등 방문 시 해설사를 지원하고 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수학여행단 대상 한라산 국립공원 방문을 하루 최대 200명까지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안심 수학여행 서비스’는 지난 2일 기준 280개교에서 신청해 전년(227개교)보다 23.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와 관광협회는 도교육청과 협력해 올 초 수학여행단 유치에 총력을 기울였다. 올 2월부터 지난달까지 수도권, 충청권, 호남권을 중심으로 모두 3차례에 걸쳐 9개 지역 교육청을 직접 방문해 제주 수학여행의 장점을 알리는 등 전국 순회 방문 홍보를 추진했다.
제주시는 한국관광공사 제주지사와 협력해 이달부터 11월까지 원도심의 역사와 문화 명소를 걸으며 해설을 들을 수 있는 '성안올레 도보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2일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한국관광공사 제주지사가 주관하는 '강소형 잠재관광지'(인지도는 낮으나 성장 잠재력이 높은 지역의 관광지)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이뤄진다. 7월과 8월에는 운영이 일시 중단된다. 도보투어는 매주 토요일 오전 9시 30분부터 낮 12시까지 진행되며, 3개 코스로 구성된다. 각 코스에는 해설사가 동행해 원도심의 역사와 문화 자원을 소개한다. 도보투어는 사전 신청을 통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제주착한여행 누리집(http://www.jejugoodtravel.com) 또는 QR코드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또 무단 불참을 막기 위해 예약 시 5000원의 예약금을 받고, 예약금은 프로그램 종료 후 탐나는전으로 환급된다. 현경호 제주시 관광진흥과장은 "이번 도보투어 프로그램을 통해 참여자들이 제주 원도심의 숨겨진 매력을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관광 콘텐츠를 개발해 원도심의 가치를 널리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