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혁명 중에서 2만 5천 리 장정은 세계전쟁사상 기적이라 아니할 수 없다. 당시는 장개석(蔣介石)이 제5차 ‘토벌〔위초(圍剿)〕’을 진행하는 중이었다. 왕명(王明) 등은 적아의 역량이 현격하게 차이가 나는 것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주동적으로 앞서, “출격해 국경 밖에서 적을 막아야 한다.” 라고 단편적으로 주장하였다. 모택동(毛澤東) 등이 제기한 깊숙이 적을 유인해 유격전을 전개하여야 한다는 의견을 단호하게 배척하였다. 결국 중앙 근거지에서 홍군의 ‘토벌 반격’은 실패하였다. 왕명 등은 모택동 등이 제기한 잠시 산악지대로 철수해 유격전을 벌이고 시기를 봐서 반격하자는 주장도 아랑곳하지 않았지만 그 후에는 게릴라주의를 실행하여, 한 방면의 홍군을 중앙근거지에서 출수시켜 장정을 시작하였다. 장정은 절박한 가운데 어쩔 수 없이 실행했다고 할 수 있다. 주요 원인은 당 지도부 사이에 ‘좌’경에 따른 잘못이 생겼기 때문이다. 장정 초기에도 그런 잘못이 계속되면서 홍군은 참담한 손실을 맛봤다. 나중에 지도부 일부가 실수를 인지하였다. 원래 노선을 계속하면 혁명역량이 전멸하게 된다고 보았다. 홍군을 구해야만 했다. 특히 존의회의(遵義會議) 이후 모택동 중심의 지도부가
◆소축괘(小畜卦) 소축은 일시적인 멈춤, 정지다. 장사하면 손해 볼 때도 있고 남을 때도 있다. 기계는 움직일 때도 있고 멈출 때도 있다. 사업은 성공하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한다. 사람이 배고프면 밥을 먹으려 하고 졸리면 자려고 하는 것과 같이 정상이다. 정상 중에 위기가 존재한다. 냉정한 시각으로 그런 상황을 직시하여야 한다. 장사해서 손해 봤다고 하여도 두려울 건 없다. 중요한 것은 손해 본 원인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기계가 돌아가다 멈춤들 뭐가 대단한가. 문제는 기계가 돌지 않고 멈춰선 숨은 오류를 확실하게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사업이 실패했다손 낙담할 필요 없다. 실패는 결국 우리에게 귀중한 경험을 남겨주기 때문이다. 문제가 생기면 잠시 멈추면 된다. 마음을 조절하고 체력을 보충하면 된다. 그런데 멈춤과 동시에 자신을 충실하게 하여야 한다는 것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그래야 다음 단계에 열의를 북돋아 더 큰 성취를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나아가다 장애가 생기면 어떻게 하여야할까? 바람이 하늘 위를 운행하다 하늘에게 제지받으면, 그때에는 마땅히 “굴욕을 참아야”한다. 와신상담(臥薪嘗膽)이나 한신(韓信)의 과하지욕(跨下之辱)도 있잖은가
◆ 비괘(比卦) 비(比)는 서로 의탁, 의존, 의지, 아주 가까이 있다는 뜻이다. 상친상애의 뜻으로 확대할 수 있다. 상친상애하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설 수 있다. 대등하게 잇따를 수 있으며 서로 아끼고 사랑할 수 있다. 고독에 빠지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랑의 힘은 위대하다. 사랑은 모든 것을 변화시킨다. 사람이 서로 사랑하면 세상은 아름답게 될 것이다. 사랑은 서로 돕고 의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해와 교류가 필요하다. 적응, 조화, 인연이 필요하다. 사랑은 고독(孤獨)을 쫓아 낼 수 있다. 애기가 태어나기 전에 아무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그마한 발로 어머니의 배를 찬다. 습하고 어둡고 적막한 세상에서 나와 어머니 품속에 안기고 싶어 한다. 빛을 보고 싶어 한다. 기쁨을 얻고 웃음소리를 듣고 싶어 한다. 고독은 가장 큰 고통이다. 과학자들은 실험으로 증명해 냈다. 먹고 자는 것에 아무 문제가 없더라도 혼자 빈 방에 고독하게 살게 하면, 모든 외부 세계와 단절시켜 얼마 동안 살게 하면, 짜증이 나고 조급해 진다. 시간이 길면 미치광이가 된다. 끝내는 답답하고 괴로워 죽음에 이르게 된다. 고독은 무서운 학대다. 의지가 강한 사람은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굳건
◆ 사괘(師卦) 사(師)는 군대 뜻이다. 군대를 부리는 것이다. 출병해 싸우는 것으로 정의롭게 토벌한다는 뜻이다. 군대는 한 국가를 안정되게 하고 단결시킨다. 국가를 발전시키며 번영창성하게 한다. 외적의 침입을 막는 안전장치다. 군(軍)이 있어야 국(國)이 있고 국이 있어야 가(家)가 있다. 가가 있어야만 행복, 즐거움, 안강(安康)함이 있다. 진정한 정의로운 사(師)는 하늘을 대신해 도를 행한다. 사악함을 토벌하고 백성을 위하여 해로움을 없앤다. 대의를 알지 못하면 어떻게 하여야 할까? 정의(正義)를 말하면 정의로운 출사(出師, 출병)를 떠올리게 된다. 정의로운 출병이야말로 사납고 횡포한 무리를 제거하고 선량한 백성을 평안하게 해줄 수 있다. 민심을 얻고 승리를 거둘 수 있다. 천하에 행복을 가져온다. 『주역』은 말한다. “사는 바르고 견고함이다. 어른은 길하고 허물이 없다.”1) 무슨 말인가? 명분을 가지고 출병하여야 한다. 정의로운 출병이어야 한다. 명성과 인망이 있고 지략이 있으며 재능이 있고 도덕적 수양이 있는 사람이 장수가 되어야 한다. 이렇게 해야만 길하다. 그래야 좌절이나 실패가 없다. 상나라 주왕(紂王)은 우매하고 잔인하였다. 많은 충신과 명
◆ 송괘(訟卦) 송(訟)은 다툼, 논쟁, 쟁탈, 쟁송의 뜻이다. 다툼은 화기(和氣)를 손상시킨다. 화(和)함이 없으니 분열이 일어난다. 분열은 힘의 약화를 의미한다. 에너지의 손실이다. 고립된다. 출로가 없다. 궁지에 몰린다. 실패한다. 다툼이 생기면 어떻게 하여야 할까? 『좌전(左傳)』은 말한다. “어지러움으로 정돈됨을 바꾸는 무덕(武德, 안: 무력을 씀에 있어서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 아니다.”1) 무슨 말인가? 분열과 혼란으로 단결을 대체하는 것은 무사의 도리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오늘날에 적용한다면, 고의로 다툼을 야기하고 단결을 저해하며 혼란을 초래하여 평화안정과 번영발전을 대체하는 것은 조화로운 사회를 건설하는 목표에 부합하지 않는다. 『주역』은 말한다. “송은 믿는 바가 있으나 막혀서 두려우니, 중지함은 길하고 끝까지 함은 흉하다."2) 늘 다른 사람과 다투는 사람은 승부욕이 강하여 항상 이기려고만 한다. 그런 사람은 점차 앞길이 막히고 고립되게 된다. 고립돼 외로워지면 중정지도(中正之道)를 두려워하고 경계하게 된다. 중정(中正: 치우치지 않고 올바름, 정직하고 공정함)하지 않으면 길하지 않다. 결국 나쁜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다툼이
◆ 수괘(需卦) 수(需)는 ‘기다리다’ 뜻이다. 사람이 살아가다보면 기다려야 할 때가 많다. 새가 둥지로 날아들 때를 기다려야 하고 봄이 오기를 기다려야 한다. 아름다운 꽃이 만개할 때를 기다리고 씨앗이 발아할 때를 기다려야 한다. 풍성한 수확의 과실을 기다려야 한다. 아기의 탄생을 기다려야 하고 연인이 돌아오기를 기다려야 한다. 친구와 만남을 기다려야 하고 꿈이 실현되기를 기다려야 한다. …… 성급히 성공하면 어떻게 하여야 할까? 동틀 무렵 캄캄할 때, 사람은 기다려야 한다. 여명을 기다려야 한다. 햇빛이 비추기를 기다려야 한다. 만물이 소생하기를 기다려야 한다. 봄기운이 완연하기를 기다려야 한다. 농작물의 싹이 건강하게 자라날 때 풀을 뽑아주어야 하고 토양을 부드럽게 해줘야 한다. 물을 대고 비료를 주어야 한다. 기다려야 한다. 익을 때를 기다려야 한다. 『주역』은 말한다. “수(需)는 성실함을 가지면 빛나게 형통하다. 큰 내를 건너는 데에 이롭다.”1)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꿋꿋이 지키라고, 성실하라고, 시기를 기다리라고. 성실하면 어진 사람을 끌어들일 수 있다. 어진 사람의 도움이 있으면 우리 능력은 끊임없이 커지게 된다. 점차 형통(亨通)으로 나
◆ 몽괘(蒙卦) 몽(蒙)은 덮다, 덮어 가리다 뜻이다. 처음에는 세상사람 모두에게 영성1)이 있었다. 천부적 자질도 차이가 없이 인생의 길을 걸었다. 그런데 나중에는 어째서 부질없이 바쁘게 보내며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이 생기는 것일까? 반면에 어떤 사람은 대업을 이룰 수 있는 것인가? 도대체 무엇이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한 사람의 앞길을 막아선 것인가? 무엇이 그 사람의 지혜의 불꽃을 덮어 가린 것인가? 건성건성하고 산만하고 해이하면 어떻게 하여야 할까? 강물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면 바다는 강물의 진행 방향을 좌우한다. 강의 아름다운 흐름을 덮어버린다. 이로써 강물 자신은 존재하지 않는다. 강물의 이름도 바다로 대체된다. 나무를 불 속으로 던져 넣으면 불은 ‘동량’이 되려던 나무의 꿈을 삼켜버린다. 거대한 ‘옥체’를 태워 버린다. 목재는 끝내 공기 중에 흩날리는 부드러운 재가 되어 버린다. 바람이 불면 그나마 남아있던 재도 어디로 갔는지 사라져 버린다. 그래도 그건 아무 것도 아니다. 적어도 그들은 정당한 귀착점이나마 있지 않던가. 반면에 사람이 해이하고 태만해지면 사상을 갉아 먹히고 정신을 빼앗겨 버린다. 이때부터 사람은 자유가 없게 된다. 용부(庸
◆ 준괘(屯卦) 준괘의 준, 즉 둔(屯)1)은 어린 싹이 처음 흙을 뚫고 나오는 상태다. 애기가 태어나 젖을 달라고 앵앵 울고 있다. 작업의 기초를 잡기 전 최초의 준비 단계다. 큰일을 시작하기 전 웅대한 뜻을 세우는……, 시작이다. 연약하다. 미숙하다. 일하는데 미숙하면 어떻게 하여야 할까? 『삼자경(三字經)』 첫 구절은 이렇다. “사람은 처음부터 본성이 선하다.” 인성은 본래 선량(善良)하고 순정(純正)하며 천진(天眞)하고 유치(幼稚)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한창 때의 젊은이는 생기가 넘쳐흐른다. 깊이 생각하지 않고 일을 진행한다. 일단 뜻을 세우면 저지르고 본다. 막 태어난 송아지는 호랑이도 두려워 않지 않던가. 젊은이는 늘 기세등등하게 세상에 나갈 생각을 한다. 『주역』의 ‘원(元)’은 처음, 시작이다. 중국 신화 속의 반고개천(盤古開天)이 원(元)이다. 한 왕조가 교체되는 것이 원이다. 새로운 세기가 시작되는 것이 원이다. 총명하고 귀여운 어린아이가 태어나는 것이 원이다. 새해 첫 날을 우리는 원단(元旦)이라 한다. 원(元)은 처음이요 시작이다. 분명 참신하다. 그러면서도 유약하다. 하늘의 원(元)은 혼돈이다. 안개 속이다. 사방이 몽롱하다. 곳곳에서
◆ 곤괘(坤卦) 곤(坤)은 땅이다. 대지는 만물생령의 어머니이다. 대지는 하늘을 떠받치고 땅에 우뚝 선 높고도 큰 청산을 우리에게 주었다. 옥같이 맑고 얼음처럼 깨끗하며 넓디넓은 강하를 우리에게 주었다. 넓으면서도 무한한 풍요로운 강토를 우리에게 주었다. 풍부함을 선사하였고 부유함을 전해주었다. 대지는 조급함을 끊을 수 있도록 한다. 마음이 들뜨고 조급할 때 어떻게 하여야 할까? 미인이나 미남을 만났다고 치자. 마음의 꽃이 활짝 핀 것처럼 무척 기쁘다. 마음이 싱숭생숭하고 터무니없는 생각이 난다. 밤에도 잠 못 이루고 입맛도 잃게 되며 일손도 잡히지 않는다. 그렇다면 당신은 마음이 들떠있다. 조급해졌다. 들썽해졌다. 당신이 관계(官界)에 있다고 하자. 사방에서 건네는 아첨과 금전의 유혹에 득의양양하고 이기심이 동하여 욕망에 사로잡히고 양심을 버린다면, 당신은 들떠있다. 이른바 ‘부조(浮躁)하다’는 말이다. 마음이 굳지 않고 흔들린다는 말이다. 사람은 왜 들뜬 것처럼 마음이 흔들리는가? 탐욕이 있기 때문이다. 탐욕은 마음을 불안하게 만든다. 평정심을 잃게 만든다. 세속을 바르게 보지 못하게 한다. 탐욕은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드넓은 기개를
◆ 건괘(乾卦)(2) “하루 종일 자강불식하는 것이 도를 반복함이다.”1) ‘건건(乾乾)’은 자강불식(自强不息)의 뜻이다. 이 말은 이렇다. 용이 덕으로 천하에 널리 베풀지만 필연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만나게 된다. 어려움이 있으면 극복할 방법을 생각하여야 한다. 자강불식을 통하여 모든 사악한 세력과 투쟁하고 하늘의 법칙을 실천하며 시대와 같이 나아가면서 자신을 더욱 강하게 단련시켜야만 승리를 얻을 수 있다. 현실에서, 열심히 일하면서 사회에 공헌하려 할 때 여러 가지 어려움에 봉착하게 된다. 이때는 자강불식하여야 한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분투하여야 한다. 대국을 중히 여기고 용감하게 책임져야 한다. 적극적이며 주동적으로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 짐을 맡아야 한다. 어려움 속에서 자아를 완성해 나가야 하고 고난 속에서 자신을 단련해 나가야 한다. “뛰어오르기도 하나 연못 속에 있으니 나아가도 허물이 없다.”2) 용은 고난 속에서 자아 단련한 이후에 중인의 심임과 존경을 받게 되면 만인이 들어 올리는데, 그런 용은 깊은 연못에서 뛰어오를 수 있다. 이때는 어떤 재난도 용을
◆ 건괘(乾卦)(1) 건은 하늘이다. 건(乾)괘가 위아래로 되어 있다. 건(乾)은 원형이정(元亨利貞)〔으뜸 원, 형통할 형, 이로울 리, 곧을 정〕이다. 「문언전(文言傳)」에 다음과 같이 풀이하였다. “원은 착함이 자라는 것, 형은 아름다움이 모인 것, 이는 의로움이 조화를 이룬 것, 정은 사물의 근간이다. 군자는 인을 체득해 사람을 자라게 할 수 있고 아름다움을 모아 예에 합치시킬 수 있으며, 사물을 이롭게 하여 의로움과 조화를 이루게 할 수 있고 곧음을 굳건히 하여 사물의 근간이 되게 할 수 있다. 군자는 이 4덕을 행하는 까닭에, 건은 원형이정이라고 한다.”1) 원형이정은 보통 만물이 처음 생겨나서 자라고 삶을 이루고 완성되는, 사물의 근본 원리를 말한다. 여기서 원은 만물이 시작되는 봄(春), 형은 만물이 성장하는 여름(夏), 이는 만물이 이루어지는 가을(秋), 정은 만물이 완성되는 겨울(冬)에 해당된다고 한다. 원형이정은 인(仁)·의(義)·예(禮)·지(智)를 뜻한다고도 한다. 건(乾)은 하늘(天)을 상징한다. 높고도 크다. 무궁무진하다. 정도를 헤아릴 수 없다.
『주역(周易)』이란 무엇인가? 사전적 풀이는 이렇다: 『주역(周易)』은 유교의 경전 중 3경(經)의 하나인 『역경(易經)』을 말한다. 『역(易)』이라고도 한다. 점복(占卜)을 위한 원전(原典)과 같은 것이다.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흉운(凶運)을 물리치고 길운(吉運)을 잡느냐 하는 처세상의 지혜다. 나아가서는 우주론적 철학이기도 하다. ‘주역’이란 주(周)나라의 역(易)이란 말이다. 이전에 하(夏)나라 때 ‘연산역(連山易)’, 상(商)나라 때 ‘귀장역(歸藏易)’이라는 역서가 있었다고 한다. 천지만물이 끊임없이 변하는 자연현상의 원리를 설명하고 풀이하였다. ‘역’에는 이간(易簡)·변역(變易)·불역(不易) 세 가지 뜻이 있다. ‘이간’이란 천지 자연현상은 끊임없이 변하나 간단하고 평이하다는 뜻이다. 단순하고 간편한 변화가 천지의 공덕이라 말한다. ‘변역’이란 천지만물은 멈추어 있는 것 같으나 항상 변하고 바뀐다는 뜻이다. 양(陽)과 음(陰) 기운의 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