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도심지역 저류지가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다. 용량은 물론 기능도 제대로 갖추지도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 게다가 오폐수까지 유입되고 있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신관홍 의원(새누리당·일도1·이도1·건입동)에 따르면 제주시 이도2지구 저류지 3곳은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해 저류지라고 말하기 민망할 정도다. 또 신산공원 인근에 위치한 산지천 제4저류지는 용량이 처음 계획보다 크게 줄었다. 아라지구 저류지 3곳도 임시방편 정도로 돼 있다.
이도2지구 저류지는 개발사업이 진행될 당시인 2003년 11월~2010년 6월 사이에 조성됐다. 위치는 남광초등학교 인근과 구남동, 한마음병원 인근 한마음공원 내 등 3곳이다. 3곳의 용량은 합쳐서 용량은 모두 3045톤.
그런데 현재 이곳 저류지를 보면 과연 저류지인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한마음공원 내 저류지는 공원이 조성되면서 그 흔적을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과거 숨골이었던 곳인데 공원이 돼 버린 것이다. 또 남광초 주변 저류지는 잔디가 입혀져 그냥 공원의 일부 정도로 보인다.
구남동은 더 가관이다. 아예 연못으로 변해버려 물이 빠지지 않고 있다. 저류지라면 평소에 물이 빠져 있어야 그 기능을 발휘하지만 그렇지 못한 상태가 돼버렸다.
일부 저류지는 물 유입구와 배출구가 없는 경우도 있다. 한마음공원 내 저류지는 물이 들어오고 나가는 입구가 없다. 남광초등학교 인근에는 배출구만 있을 뿐 들어오는 유입구는 없다.
더욱이 일부 저류지는 비가오지 않는 맑은 날씨에도 오폐수가 유입되고 있다.
최근 조성되고 있는 신산공원 인근 산지천 제4저류지는 내년 3월19일 준공예정이다. 그런데 당초 입지에서 옮겨지고 사업이 변경되면서 5만 톤에서 3만 톤, 다시 1만7300톤으로 축소됐다.
아라지구 저류지는 모두 3개소로 1만4000톤 규모로 돼 있지만 잠시 저장할 뿐 큰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도시우회도로 위쪽에 위치해 있어 도로에서 발생하는 빗물을 모을 수도 없다.
신 의원은 “저류지라면 물이 들어오고 나가는 곳이 있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며 “저류지라기 보다는 연못이나 공원의 일부인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우수관을 보면 더욱 웃긴다. 우수관과 오수관이 제대로 분리됐다는 이도지구에 멀쩡한 대낮에 비도 오지 않는데도 하수관에서 물이 펑펑 쏟아져 나온다”며 “제주시에서 건축허가를 잘못내준 것인지, 주민이 잘못 연결한 것인지, 수자원 본부가 하수관을 잘못 연결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따져 물었다.
그는 “하류에 사는 사람은 사람이 아니냐? 물 내리면 다 받아야 되고, 쓰레기 내리면 다 받아야 하고, 제주시 행정이 그 정도 밖에 되지 않느냐. 편파적 행정이냐. 주민들이 분통터져 살지 못할 정도”라며 강하게 성토했다.
아울러 “아라지구 저류지는 우회도로 위쪽에 있어 우회도로 빗물은 산지천으로 간다. 제주대병원도 마찬가지”라며 “아라지구 저류지는 잠시 저류하기 때문에 큰 역할을 못한다. 근본적인 부분을 체크하지 않고 하천만 계속 넓히고 있다”며 근본적인 대책마련 수립을 촉구했다.
이에 송두식 건설교통국장은 “이도2지구 저류지의 오수 유입 부분에 대해 점검하겠다”며 “아라지구는 재해영향평가를 거쳐 도의회 승인을 받은 대로 진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산지천 4저류지에 대해서는 공원부지 내에 확보하다보니 용량이 줄었다”고 양해를 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