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이나 찾아온 암투병에도 불구하고 한창수(80)씨가 제주 올레길을 무려 100번이나 완주했다.
사단법인 제주올레는 한창수씨가 제주 한 바퀴를 잇는 올레길 27개 코스 437㎞를 100회 완주했다고 27일 밝혔다. 올레길 100회 완주자는 한씨가 처음이다.
한씨는 올레길을 완주한 딸을 보고 '나라고 걷지 못할까'란 마음에 2010년 4월 4일 생일을 맞아 처음 올레길을 걷기 시작했다. 당시 서울에서 살던 한씨는 제주 지리가 익숙지 않아 올레길을 헤매는 등 낭패를 겪는 일이 많았다.
그러던 그는 올레길 걷기 나흘만에 아예 제주애 거처를 마련했다. 서귀포시 남원읍에 살 집을 구했다.
그러나 느닷없는 불행이 그에게 다가왔다. 2012년 흉선암과 2013년 혈액암, 2014년 전립선암을 잇따라 진단받으면서 수술과 항암·방사선 치료를 받으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긴 시간 수술과 치료를 받으며 몸도 힘에 부쳐 서 있는 것조차 어려웠다. 하지만 치료가 없는 날엔 조금씩 걷기를 이어가며 몸을 추스렸다. 그리고 그는 마침내 2017년 12월 21일 첫 올레길 완주증을 받았다.
한씨는 이후에도 걷기를 멈추지 않고 꾸준히 올레길에 도전했다. 지난 25일까지 15년 7개월 21일 만에 누적 4만3136㎞를 걸어 100번째 완주를 달성했다. 지구 둘레(약 4만㎞) 한 바퀴보다도 더 걸은 셈이다.
그는 올레꾼을 위해 직접 지팡이를 만들어 후원하고, 여전히 매일 2만보 이상을 꾸준히 걸으며 10년 안에 150번째 완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씨는 "나에게 제주올레 길은 생명의 길이고, 나를 다시 살린 길"이라고 100회 완주 소감을 말했다.
안은주 제주올레 대표는 "한창수씨의 100회 완주는 기록도 대단하지만, 오랜 시간 꾸준히 올레길을 걸어주신 그 마음이 주는 감동이 무엇보다 크다"며 "많은 분이 나이나 건강을 이유로 올레길 걷기를 두려워하지 말고, 하루라도 빨리 길로 나서 건강과 성취감을 함께 경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제주 올레길은 2007년 올레길 1코스가 만들어진 이후 2025년 11월 기준 437㎞에 달하는 총 27개 코스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이 중에는 추자도와 우도 등 부속섬들도 포함돼 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