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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진 중 심사 폐지하고 무대 경연 도입 … 밤 늦게 대기, 출연진 등만 보는 관객

 

제64회 탐라문화제의 핵심 행사인 탐라퍼레이드가 심사 방식 변경을 둘러싸고 참가 주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주민이 주인공'이라는 축제의 취지가 무색하게 총체적 난맥상을 노출했다.

 

13일 <제이누리>취재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제주시 칠성로 일대에서 열린 탐라퍼레이드는 예년처럼 화려하게 막을 올렸다. 각 읍면동 민속보존회와 단체들이 전통 복식과 퍼포먼스로 거리를 가르며 행진했고, 시민들은 환호로 응답했다.

 

그러나 행진이 끝날 무렵, 현장 분위기는 달라졌다. 퍼레이드 참가자 상당수가 심사 대기 문제를 호소한 것이다.

 

올해 주최 측인 한국예총 제주도연합회는 기존의 행진 중 심사 방식을 폐지하고, 별도로 마련한 탑동해변공연장 무대에서 팀당 3분간 공연을 펼치는 방식으로 심사가 이뤄졌다. 24개 팀이 참여한 이번 경연에서 참가자 일부는 수 시간 동안 대기해야 했고, 일부는 공연 시작 전부터 식사조차 하지 못한 채 현장을 떠나지 못했다.

 

 

한 참가자는 "퍼레이드를 위해 오후 1시 반부터 모여 있었는데 밤 9시가 넘어도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며 "무대 하기도 전에 기다리다 지칠 판이다. 이런 방식이라면 축제의 흥이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용담1동 주민은 "이대로라면 밤 9시가 넘어서야 무대에 오를 수 있을 것 같다"며 "어르신들까지 저녁도 거른 채 굶으며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심사 구조도 도마에 올랐다. 무대 위에 앉은 심사위원을 향해 참가자들이 공연을 펼치는 방식 탓에 객석 시민들은 공연자의 '등'만 바라봐야 했다.

 

현장을 찾은 김모씨(37·삼도동)는 "축제라고 해서 찾아왔는데 퍼레이드를 마친 참가자들이 지쳐 길바닥에 앉아 있고 정작 공연은 관객이 아닌 심사위원을 향해 등지고 있다"며 "무엇을 위한 축제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축제 상징물인 '덕판배(배 모양 조형물)'도 논란을 빚었다. 주최 측은 4500만원을 들여 제작한 대형 조형물을 포토존으로 활용하고 야간 관광 활성화를 꾀했지만 실제로는 유동 인구가 적은 도로변에 설치돼 활용도가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당초 공연장으로 옮겨 전시할 계획도 운송 과정에서의 파손으로 무산됐다.

 

주최 측 관계자는 "경연 방식은 사전 회의에서 논의된 사항"이라고 설명했지만 참가자들은 "현장에서 수백 명이 장시간 대기하는 상황까지 합의한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탐라문화제는 올해로 64회를 맞았다. 공동체의 전통과 힘을 기리는 자리라는 본래 취지는 여전했지만 평가 중심의 행사 기획이 주민 참여형 축제의 의미를 퇴색시켰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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