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제주지사(가운데),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위원장(오른쪽에서 두번째), 김창범 제주4·3희생자유족회 회장(왼쪽에서 두번째)은 지난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제주4·3 역사 왜곡 발언을 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제주도 제공]](http://www.jnuri.net/data/photos/20251042/art_17603131183869_54d5ab.jpg?iqs=0.012899612890670875)
장동혁 국민의힘 당 대표가 제주4·3을 '공산폭도에 의한 폭동'으로 규정한 영화 '건국전쟁2'를 관람한 뒤 "역사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은 모두 존중돼야 한다"고 발언하자 제주도와 4·3 유족, 정치권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송언석 원내대표의 추가 관람까지 예고되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오영훈 제주지사와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위원장, 김창범 제주4·3희생자유족회 회장은 지난 12일 오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도민과 4·3의 역사를 짓밟고 극우정치의 본색을 드러낸 국민의힘을 규탄한다"며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이들은 "장 대표는 불과 1년 반 전 총선을 앞두고 제주를 찾아 대통령의 4·3추념식 참석을 건의하겠다고 약속한 사람이었다"며 "그러나 지금은 공당의 대표로서 기본적인 시민의 자질조차 상실하고 극우의 길을 걷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수많은 양민을 학살한 서북청년단장을 자처하는 듯한 망언"이라며 "사죄는커녕 유감 표명조차 하지 않은 채 4·3을 모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장 대표의 발언은 단순한 판단 오류가 아니라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역사 부정 행위"라며 "국민의힘이 공산폭도 폭동이라는 시각을 존중하라는 것인지, 4·3특별법과 국가 추념일 지정을 폐지하겠다는 것인지 분명히 밝히라"고 요구했다.
제주4·3의 역사적 성격에 대해서도 명확히 짚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1999년 여야 합의로 제정된 4·3특별법과 2014년 국가 추념일 지정으로 역사적 논쟁은 이미 정리됐다"며 "국가 공권력과 극우 토벌대가 국민을 무참히 학살한 사건이라는 사실이 공식적으로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또 "2021년에는 희생자 배·보상과 특별재심, 트라우마 치유 등을 담은 전부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고, 올해는 4·3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으며 한강 작가는 이를 소재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의 태도에 대해서도 강한 경고를 보냈다.
이들은 "영화진흥위원회에서도 독립영화로 인정하지 않은 극우 선전물을 추석 당일 관람한 의도가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며 "망언에 대한 사죄와 추가 관람 중단이 없을 경우 제주도민과 4·3유족은 헌법과 법률 위반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장 대표는 추석 연휴인 지난 7일 당직자, 청년 당원 등과 함께 '건국전쟁2'를 관람했다. 이 영화는 1945년부터 1950년까지 정부 수립을 둘러싼 좌우 갈등을 다루며 제주4·3을 '공산폭도 폭동'으로 묘사해 역사 왜곡 논란을 빚고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