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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8월 1일 전후 벌초 행렬

 

"추석 전이 소분 안호민 자왈 썽 멩질 먹으레 온다"(추석 전에 벌초 안 하면 덤불 쓰고 명절 먹으러 온다)라는 경고성 속담이 있을 정도로 제주에서 벌초는 중요하게 여겨진다.

 

제주에서는 추석 보름 전인 음력 8월 1일을 전후해 제주에 처음 터를 잡은 조상인 '입도조'(入島祖)의 산(산소를 뜻하는 제주어)까지 소분(벌초를 뜻하는 제주어)하는 풍속이 전해 내려온다.

 

올해의 경우 음력 8월 1일인 이달 22일 전후 주말이 벌초 절정기다.

 

과거에는 일본으로 이주한 재일동포 친척들까지도 벌초 때가 되면 고향 제주로 왔고, 지금은 사라졌지만 40대 중반 이상 제주도민의 학창시절엔 '벌초 방학'도 있었다.

 

 

제주의 벌초는 보통 8촌 안팎의 친족들이 모여 조상의 묘소를 단장하는 '가족 벌초'와 입도조부터 깨끗하게 손질하는 '모듬(합동) 벌초'로 나뉘어 진행된다.

 

집안 마다 가족 벌초와 모듬 벌초를 하루·이틀에 걸쳐 마치지만, 후손이 적은 집안에서는 며칠에 걸쳐 벌초하기도 한다.

 

전통적으로 벌초는 절기상 백로를 기점으로 음력 팔월 초하루에 대대적으로 했다. 음력 8월 1일은 일가붙이가 모여서 '웃대'(윗대의 제주어)의 큰 묘에 벌초했다. 웃대 큰 묘는 각 성씨의 입도조를 포함해 윗대 조상의 묘를 말한다.

 

과거에는 벌초에 호미나 낫을 주로 이용했지만, 요즘은 예초기가 동원된다.

 

제주의 묘지는 들녘에도 있지만 해안과 밭 안에도 있다.

 

묘지는 현무암을 둘러친 '산담' 안에 봉분이 있고 봉분 주변에는 묘비 등이 세워진다.

 

 

제주에서는 벌초 관련 옛말도 많다.

 

'자기네 받디 산 벌초 못헌 거 이시민 밧임제가 벌초헤 준다'는 말에서는 자기 밭에 있는 산소가 벌초가 되어 있지 않으면 밭 주인이 대신 벌초해주는 이웃의 정을 엿볼 수 있다.

 

또 '소분 홀 때 보민 그 집안 내막을 안다'는 말은 벌초된 상태의 산소나 벌초할 때 문중의 화합하는 모습에서 그 집안의 내력을 엿볼 수 있다는 말이다.

 

'제사는 못하더라도 벌초만은 꼭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식게 안혼건 놈 몰라도 소분 안혼건 놈 안다'는 말도 있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에 따라 생활양식과 가족 형태가 바뀌면서 벌초하려는 후손들이 줄어 벌초하는 일이 문제로 대두되기도 한다.

 

그래서 현재는 선산들을 한곳에 모아 가족공동묘지를 조성하거나 자연장 묘지 조성 방법으로 대체하는 집안이 많아지고 있다.

 

김순자 박사(전 제주학연구센터장)는 '제주도의 벌초 풍속 관련 언어와 문화'에서 "묘지 대신에 시신을 화장해 유골을 납골당에 안치하거나 행정기관이 운영하는 공원 형태의 공동묘지를 활용하는 등 새로운 형태의 장묘 문화로 인해 전통 방식의 벌초 문화는 점차 사라지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벌초 행렬로 벌초 시기 각종 안전사고도 속출한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는 추석 전 이번 벌초 시기를 맞아 사고 예방을 위해 벌초 안전사고 주의보를 발령했다.

 

최근 5년간 벌초 작업 안전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는 사망 0명, 부상 170명으로 이 중 87.7%(149명)가 추석 전인 8∼9월 사이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원인별로는 예초기 등 농기계에 의한 사고가 41.2%(70명)로 가장 많았고 무리한 작업 등 신체적 요인 31.2%(53명), 낙상 및 부딪힘 14.7%(25명), 벌 쏘임 등 동·식물에 의한 사고 7.0%(12명), 온열질환 5.9%(10명) 순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질병 등 신체적 요인을 제외한 사고 손상은 총 117건이 발생했고, 이 중 농기계와 농기구에 의한 열상 환자가 61.5%(72명)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시간대별로는 벌초 작업이 주로 이뤄지는 오전 시간대(오전 7∼11시)가 63.5%(108명)로 가장 빈번하게 발생했다.

 

또 농기계를 주로 다루는 남성(82.4%, 140명)의 사고빈도가 높았다.

 

도 소방안전본부는 "벌초 안전사고는 추석과 밀접한 시기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며 "추석이 이른 해에는 더위로 인한 온열 및 벌 쏘임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고, 추석이 늦은 해에는 낙상사고와 큰 일교차로 인한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이 커져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또 예초기 등 농기계로 인한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작업 목적에 맞는 칼날을 사용하고 작업 중 이물질이 끼었을 경우 동력을 끄고 제거하는 등 사고 위험 요소를 사전에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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