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대형 숙박·관광시설의 에너지 사용량이 지난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드림타워의 외부 전경이다. [제이누리 DB]](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834/art_17555614674498_c64e4a.jpg?iqs=0.5244565325440421)
제주지역 대형 숙박·관광시설의 에너지 사용량이 지난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부문이 효율화를 통해 소비를 억제한 것과 달리 민간 시설의 전력 사용은 오히려 늘었다.
시민단체 연대체인 탈핵·기후위기 제주행동은 19일 논평을 내고 "도내 에너지 다소비 건물의 사용량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지만 제주도는 관리 의지가 부족하다"며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강력한 정책 개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도내 에너지 다소비 건물은 모두 14곳이다. 이 중 제주공항·제주대학교·제주대병원 등 공공시설 3곳의 사용량은 지난해보다 101TOE(ton of oil equivalent·석유환산톤) 늘어나는 데 그쳤다. 증가율은 0.63%로 같은 기간 전체 전력 공급량 증가율(1.6%)이나 여름철 최대 전력 수요 증가율(7.5%)보다 낮았다.
반면 민간 대형 숙박·관광시설의 에너지 사용은 크게 늘었다. 제주신화월드와 드림타워 두 곳에서만 1681TOE가 증가해 전체 증가분(1860TOE)의 90%를 차지했다. 특히 신화월드는 1만6678TOE를 기록하며 집계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고, 드림타워도 500TOE가 늘어났다.
'TOE'는 석탄이나 석유 등 에너지원의 발열량을 표준화한 단위다. 원유 1톤을 연소할 때 발생하는 에너지 양에 해당한다.
단체는 "폭염 등의 외부 요인을 고려하더라도 기업의 절전·효율화 노력이 부족했음을 보여준다"며 "관광객 감소와 경기 침체에도 에너지 소비는 줄지 않고 있다"며 "심야 조명 절전이나 고효율 설비 교체만으로도 절감이 가능한데 이런 노력조차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도는 현재 '제주형 건물에너지 효율관리 목표제' 도입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인센티브 중심의 자율 개선 방식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제주행동은 "기업의 선의에 기대는 정책으로는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며 "도민의 알 권리를 위해 매년 에너지 다소비 건물 현황을 도청 홈페이지와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하고, 관리·감독 권한을 적극 행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상청은 올가을에도 기온이 예년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해 전력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단체는 "소비만 늘어서는 화력발전 감축도, 2035년 탄소중립 실현도 불가능하다"며 "기업과 행정이 함께 책임 있는 절감 대책을 내놔야 도민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