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4일 제주도교육청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학생 가족의 민원에 시달리다 숨진 제주 모 중학교 교사를 추모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730/art_17532485622397_d0187c.jpg?iqs=0.4317096533880621)
학생 가족의 반복된 민원에 시달리다 숨진 것으로 알려진 제주 모 중학교 교사 고(故) 현승준씨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고인의 사망 동기를 규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심리부검을 의뢰했다.
제주동부경찰서는 23일 "고인의 정확한 사망 동기를 확인하고자 국과수에 심리부검을 의뢰했다"며 "결과가 나오는 대로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심리부검은 유족 진술, 고인이 남긴 기록 등을 바탕으로 극단적 선택에 영향을 준 다양한 심리·사회적 요인을 분석하는 절차다. 앞서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에서도 동일한 방식의 조사가 이뤄진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으나 계속해서 관련 수사를 진행 중"이라며 "필요한 자료와 진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경찰청은 동부경찰서장을 팀장으로 하는 12명 규모의 전담팀을 구성해 2개월째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고 현 교사는 지난 5월 22일 새벽 제주시 한 중학교 창고에서 숨진 채 발견되며 사건이 알려졌다. 아내의 실종 신고를 받고 수색에 나선 경찰은 학교 내 창고에서 숨진 현씨를 발견했다.
사건 직후 교무실에서 발견된 유서에는 학생 가족과의 갈등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에 따르면 현씨는 3학년 담임을 맡고 있었다. 지난해 3월부터 담배를 피우거나 무단결석하는 등 일탈행동을 보인 학생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해당 학생 가족으로부터 반복적인 민원과 항의를 받아왔다.
현씨의 휴대전화에는 학생 가족이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하루 수차례에서 많게는 십여 차례까지 전화한 통화 기록이 남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심리부검 결과와 추가 진술, 증거 분석 등을 통해 고인의 죽음에 영향을 미친 구체적인 배경을 다각도로 규명할 방침이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