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여름 바다에서 무모한 다이빙이 인생을 바꾸는 중대한 사고로 이어지고 있다. 수심 1.5m 이하 얕은 물에서 머리부터 입수해 경추(목뼈)가 부러지는 사고가 최근 9년간 30건 넘게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SNS로 유명세를 탄 판포포구에서 피서객들이 다이빙과 물놀이를 하고 있다. [제이누리 DB]](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626/art_1750639708246_f8a258.jpg)
무모한 다이빙이 인생을 바꾸는 중대한 사고로 이어지고 있다. 수심 1.5m 이하 얕은 물에서 머리부터 입수해 경추(목뼈)가 부러지는 사고가 최근 9년간 30건 넘게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제주한라병원 권역외상센터에 따르면 2018년 8월부터 2024년 9월까지 다이빙으로 인한 경추 외상 환자 34명을 포함한 전체 경추 외상 환자 353명에 대한 분석 결과 전체의 약 9.6%가 '얕은 물 다이빙'으로 중증 손상을 입었다.
환자 중 97%가 남성이었다. 평균 연령은 30.6세다. 대부분 사고는 7~8월 성수기에 집중됐다. 사고 장소는 야외 해변(64.7%)이 실내 수영장·목욕탕(35.3%)보다 많았다.
특히 평균 사고 수심은 12m에 불과했다. 평균 낙상 높이도 1.32m로 짧았지만 목뼈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히기에 충분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다이빙을 위한 최소 수심 기준으로 34m 이상을 권장하고 있다.
외상센터 분석에 따르면 다이빙 사고 이후 응급수술까지의 평균 시점은 1.25일이었다. 수술을 받은 환자 20명 중 80%는 사고 발생 후 2~8시간 내에 응급 수술을 받았지만 수술 시기와 신경학적 예후 간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
반면 목뼈 손상의 심각도(MCC, 평균 척수관 압박률), 병변의 길이, 척수 출혈 여부 등 해부학적 손상 요소들이 예후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척수 출혈이 동반된 환자의 경우 신경 회복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34명의 환자 중 20명(58.8%)은 수술을 받았고, 나머지 14명은 증상이 경미하거나 사망, 혹은 전원 등의 사유로 수술을 받지 않았다. 가장 흔한 손상 형태는 굴곡에 의한 파열 골절로, 경추 하부(C5~C7) 부위 손상이 주로 나타났다.
경추는 평균 5~7kg의 머리를 지탱하는 구조로 작은 충격에도 쉽게 손상될 수 있는 부위다. 대부분의 사고는 무방비 상태에서 머리부터 수면에 입수한 방식으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들을 대상으로 삼투압 분석 결과 환자 중 약 15%는 음주가 의심되는 상태에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분석됐다. 사고 예방을 위한 사전 경고 표지, 수심 표시 의무화, 사고 다발지역의 위험 지대 지정 등 구조적인 예방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제주 한라병원 권역외상센터 연구진은 "척수 손상이 비교적 경미한 경우에도 빠르고 적절한 중재가 이뤄지면 예후를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며 "사고 이후 치료보다 사고 자체를 막는 구조적 예방 시스템이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도의 다이빙 관련 부상의 월별 발생률이다. [제주한라병원 권역외상센터 제공]](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626/art_17506397086316_f1d483.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