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제주도교육청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학생 가족의 민원에 시달리다 숨진 제주 모 중학교 교사를 추모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522/art_17483210958491_3f001a.jpg)
제주 모 중학교 교사가 학생 가족의 지속적인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본격 수사에 나섰다.
제주경찰청은 27일 동부경찰서장을 중심으로 12명의 전담팀을 구성해 숨진 교사가 학생 가족의 악성 민원에 시달렸다는 정황이 확인돼 수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미 학생 가족에 대한 1차 조사를 마쳤다. 이들의 휴대전화를 임의 제출받아 포렌식 등 정밀조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조만간 유족으로부터 숨진 교사의 휴대전화를 제출받아 추가 수사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는 협박죄나 스토킹죄 적용 여부 등 법리 검토를 병행하면서 입건 전 조사(내사) 단계에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신속하고 철저하게 사실관계를 밝히겠다"며 "사건 관계자들의 심리적 압박이 큰 만큼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허위사실 유포와 과도한 확대 해석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지난 22일 새벽, 제주시 한 중학교 창고에서 40대 교사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남편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아내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학교 인근을 수색하던 중 A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교무실에서 발견된 A씨의 유서에는 학생 가족과의 갈등으로 힘들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은 "고인이 3학년 담임을 맡은 후 교내 흡연·무단결석 등을 일삼던 학생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지속적인 민원에 시달렸다"고 증언했다.
A씨의 휴대전화에는 학생 가족이 아침부터 밤까지 평일·주말 할 것 없이 많게는 수십 통씩 전화를 한 기록이 남아있어 고인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던 정황이 드러났다. 경찰은 이를 바탕으로 교사 개인의 고통이 구조적 문제로 이어진 것은 아닌지 법적 책임 소재를 엄밀히 따져볼 방침이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