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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11일 강원특별자치도 출범, 2024년엔 '전북특별자치도'도 ... '제주특별자치도' 정체성 소멸 우려

 

강원도는 연일 축제 분위기다. 성대한 출범식은 물론 기념 퍼레이드, 음악회, 드론쇼 등을 벌이며 새 출발을 자축하고 있다. 약 500km 이상 떨어져있는데도 열기가 제주까지 전해져 온다. 2006년, 제주도가 특별자치도로 승격됐을 때를 떠올린다.

 

강원도는 지난 11일부로 특별자치도로 공식 출범했다. 도 단위로는 제주에 이어 두 번째로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받은 것이다.

 

강원도 뿐만이 아니다. 전북도 내년 1월 특별자치도로 승격한다. 경기도 또한 북부와 남부의 균형발전을 이루겠다며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충북 또한 경기, 강원, 충남, 대전, 세종, 경북, 전북 등 7개 시·도 내륙 자치단체와 함께 ‘중부내륙연계발전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중이다.

 

이와 함께 지방분권법과 국가균형발전법을 통합한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도 지난달 25일 국회 문턱을 넘어 다음달 9일부터 시행된다. 이 특별법은 ‘기회발전특구’의 지정·변경·해제에 관한 구체적인 절차와 요건, 국가의 지원사항 등을 규정하고 있다.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담당할 지방시대위원회도 다음달 출범한다. 본격적으로 지방시대가 열린 것이다.

 

더 이상 제주는 유일한 특별자치도가 아니다. 어쩌면 더 이상 ‘특별’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특히 강원은 앞서 출범한 제주와 달리 기초자치단체의 자치권도 유지됐다. 당연하게도 ‘새로운 지방시대 선도모델’이 되겠다며 제주의 지위를 노리고 있다. 새 정부 들어 지역균형발전 로드맵도 발표되면서 각 지자체들은 자신들만의 특색을 내세우며 저마다 ‘우리는 특별하다’고 외치고 있다. 일각에서 ‘특별자치’의 남발로 제주특별자치도의 정체성이 소멸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특별자치도의 시작, ‘제주를 위해’

 

제주도는 1946년 미군정 통치 당시 전남에서 분리돼 제주도(濟州島)에서 제주도(濟州道)로 승격됐다. ‘제주도는 지리적으로 바다멀리 떨어져 본토와 거리를 두고 있어 자연 기후풍토가 판이하다. 따라서 주민의 생활과 문화가 독자적인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므로 자치제를 진정하여온 도민의 건의가 타당하다고 인정하여 군정장관의 직권으로 승격을 허가한다’ 당시 도 승격을 알렸던 '도제실시 통고문' 내용이다.

 

변방의 섬이었던 제주도는 도제 실시 이후 눈부시게 성장했다. 승격 당시 27만6000여명에 불과했던 인구는 도제 실시 20년만에 처음 30만 시대를 열었다. 제주의 본격적인 변모는 이즈음부터 시작됐다.

 

1960년대 초반은 지금 제주관광산업의 태동기였다. 제주를 체계적으로 개발하기 위한 계획과 구상이 나오기 시작했다. 관광개발에 초점을 맞춘 '제주도건설종합개발계획‘이 제시됐으으며 태백, 영산강 지역과 함께 국토종합개발계획법 상의 특정지역으로 고시되기도 했다.

 

정부 주도의 국가 경제개발계획이 본격화하면서 관광도 국가 전략사업으로 인식됐다. 제주에는 공항과 항만, 도로 등 기반시설이 갖춰지기 시작했다. 제주비행장이 제주국제공항으로 승격됐으며 제주시~서귀포시 통행시간을 3시간30분에서 1시간 30분으로 대폭 단축시켰던 5.16도로도 이때 만들어졌다. 도내 최초 민영호텔인 제주관광호텔이 문을 열기도 했다. 당시 정우식 제주도지사는 제주의 개발방향을 ‘동양의 하와이’로 명명했다. 

 

1970년대 초반은 제주도를 본격적인 국제관광도시로 개발하기 위한 초석을 다지던 시기였다. 한라산국립공원 기본계획도 이때 세워졌고, 1973년에는 정부가 10년 동안 5073억원을 투자하는 내용의 제주도관광종합계획을 확정했다. 제주칼호텔 등 대형 호텔들이 속속 들어섰으며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를 조성하던 때이기도 했다. 70년대 후반에는 제주 최초의 렌트카회사인 ‘제주렌트카’가 설립됐다.

 

1980년대 제주는 ‘신혼여행의 메카’였다. 당시에는 외국여행이 지금보다 자유롭지 않았고, 경제도 크게 발전하지 않았던 시기였기 때문에 ‘비행기를 타는 것’에 큰 의미를 뒀었다고 한다. 1983년에는 연관광객 수 100만명을 돌파했고, 1988년에는 200만명도 돌파했다. 그랜드호텔(현 메종글래드 제주)과 하얏트리젠시, 제주신라호텔 등이 문을 연 때도 이쯤이다.

 

하지만 ‘신혼여행지=제주’라는 공식은 불과 10년만에 깨지고 만다. 1989년 해외여행 자유화 방침이 발표되면서 제주를 찾는 신혼부부들의 발길이 한풀 꺾혔다. 대신 외국인 관광객이 늘기 시작했다.

 

1980년만 해도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2만명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1990년 즈음에는 23만여 명으로 급증했다. 이에 제주를 세계적 관광지로 육성하기 위한 특별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주 곳곳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당시까지 제주도 개발은 중앙정부에서 계획을 수립해 실행하는 하향식 개발이 주였다. 하지만 하향식 개발의 문제점과 한계로 제주도민이 개발의 주체가 되자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나왔다. 이렇게 1991년 말, 새로운 제주도개발특별법이 제정.공포됐다.

 

제주 관광객 수는 300만명, 400만명 등 100만명 단위를 연이어 돌파했다. 1990년대 제주는 관광수입 1조원 시대에 접어들었다. 1990년 후반, 한국경제에 위기가 닥치면서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 발굴이 큰 이슈로 떠올랐다. 이에 중국‧일본 등 동북아 중심에 위치한 제주도를 국제자유도시로 조성하자는 논의가 활발해졌다. 국가발전전략의 요충지로 지명된 것이다.

 

제주는 천혜의 자연경관과 청정환경으로 관광‧휴양지로서 매력이 높고, 섬지역으로 인구‧경제규모가 적어 차별적 제도 적용이 용이하다는 점 등이 대한민국 국제자유도시 모델 구현의 최적지로 평가받았다. 결국 1998년, 제주를 관광·첨단지식산업·물류·금융 등 복합기능의 도시로 개발한다는 국제자유도시 추진방침이 표명된다.

 

이런 배경 아래 2002년 ‘제주국제자유도시’가 출범했다. 사람, 상품, 자본 이동의 자유와 기업활동의 편의를 최대 보장하는 개방화, 자유화 정책의 시범지역으로 지정된 것이다.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에 의해 제주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이 수립됐고, 제주국제자유도시 조성 전담기구인 제주국제자유도개발센터(JDC)가 설립됐다. 

 

'특별자치도'는 자치행정체제 구축으로 제주도의 국제자유도시를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존의 비합리적인 제도적 틀을 벗어던지고, 급변하는 세계의 흐름에 맞춰 새로운 틀을 갖추고자 했다. 

 

정부가 제주도를 사람과 상품, 자본이 자유롭게 모이고 움직이는 특별자치지역으로 발전시켜 국가 발전의 견인지역으로 조성하고자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후속편으로 이어집니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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