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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장이문제] 철근값 폭등에 레미콘 생산 중단, 공사 수차례 '스톱' ... "3~4월 완전개통"

 

지난 1일 오후 제주시 용담동 제주국제공항 앞.

 

과거 쭉 뻗었던 공항 앞 주로는 지하차도 건설공사 탓에 이곳저곳이 가로막혀 있다. 자동차들은 공사현장이 가로막아 곁으로 낸 우회로를 따라 엉금엉금 기다시피 운행을 한다. 차선이 헷갈려 때론 여러 차량들이 뒤범벅이 되기 일쑤다.

 

굉음을 울리며 공사가 한창일 것으로 보이지만 정작 공사현장은 아무런 기계음도 공사소음도 없다. 작업에 열을 올릴 것 같은 인부도 보이지 않았다.

 

"도대체 몇년째인지 모르겠습니다. 교통체증을 해결하겠다는 공사였는데 이곳을 지나려면 짜증이 나는데다 조금만 방심하면 사고가 날 판인데 언제 마무리하겠다는 건지 알 수가 없어요." 주변에서 서성이던 시민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짜증을 냈다.

 

제주도 첫 지하차도 조성사업이 지지부진을 반복하고 있다. 제주국제공항 입구의 교통체증을 해결하기 위해 시작한 공사가 수년째 교통체증을 가중시키는가 하면 공사도 당초 개통예정시기를 1년여 훌쩍 넘겼다.

 

철근 대란 및 레미콘 생산 중단 등으로 공사가 잇따라 멈추면서 시민불편과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2일 제주시 도시건설국에 따르면 현재 제주공항 지하차도(공항~용문로) 건설사업은 지하차도 520m(전체연장 900m)의 구조물을 세운 정도다. 하지만 용문로 교차로 등의 공사가 남아 90%의 공정률이라는 주장이다.

 

이 사업은 제주국제공항 주변 교통체계 개선을 통한 교통체증 해소를 위해 2019년 9월 발주됐다. 

 

지하차도 구간 95m, 지하차도 진입 전 U타입 옹벽 구간 425m, 공항∼용문로 공항우회도로 450m 등 모두 900m에 이르는 도로 개설사업이다.

 

연간 3000만명 이상이 드나드는 제주공항은 공항입구 교차로 구간이 상습 정체돼 대체도로 확충 등 개선 요구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에 제주시는 모두 250억원을 들여 2021년 하반기 개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했다.

 

지하도로가 완공되면 용문로터리에서 제주공항으로 가는 방향은 일방통행이 되지만 지하차도에서는 양방향이 된다. 제주국제공항 주변의 교통체증 해소 뿐만 아니라 신광로터리 및 노형로터리를 경유해 평화로를 이용하는 이용객들의 교통량을 분산시키는 효과도 기대됐다. 

 

하지만 당초 개통 예정시기보다 1년 여 지연돼 제주공항 인근의 교통불편이 해소되지 않고 오히려 우회도로로 인한 교통혼잡마저 가중되고 있다. 

 

제주시 도시계획과는 "2021년 철근 대란에 이어 지난해 레미콘 생산마저 중단된 여파로 공정이 늦어져 공사기간이 늘어났다"고 해명했다.

 

 

앞서 2021년 상반기에는 미국 등 주요국 경기 부양책과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소비·생산의 회복에 따라 철강값이 고공행진, 철근 품귀현상이 벌어졌다. 같은해 5월 첫 주 철근 거래가격은 톤(t)당 93만원으로 2008년 5월 철근 대란 이후 13년만에 90만원을 넘어섰다. 이어 같은해 6월에는 톤(t)당 135만원까지 치솟았다. 
 

대한건설사협회가 건설사를 대상으로 같은해 3, 5월 두차례에 걸쳐 자재수급 동향에 대한 조사를 벌인 결과 62개 현장이 철근과 형강, 콘크리트파일 수급 불안으로 작업중단 사례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는 철근 납품 지연으로 어려움을 겪는 건설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공공 발주공사에 대한 공사비 조정, 공기 연장 등 규정을 안내하는 지침을 통보하기로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와 협의하기도 했다. 

 

당시 제주공항 지하차도 건설작업은 중단되지 않았으나 우선 철근이 필요하지 않은 다른 작업을 벌이면서 전체적인 공사기간을 6개월 늘렸다. 

 

하지만 지난해 4월 레미콘 차량을 운행하는 운전기사들이 한국노총 산하 전국레미콘운송노동조합 제주지부를 창설한데 이어 레미콘 차량 운행을 열흘 이상 전면 중단하면서 공사에 차질이 벌어졌다. 건설업계의 납품단가 인상 거부로 전국레미콘협동조합도 레미콘 생산을 일시 중단한 것이다.

 

이 사태는 제주도레미콘공업협동조합과 전국레미콘운송노동조합 제주지부가 같은해 5월18일 레미콘협동조합 사무실에서 9차 협상을 열어 운송비 인상에 전격 합의하면서 5주 만에 정상화됐다. 당시 제주공항 지하차도 건설작업은 2개월 가량 중단됐다. 

 

 

게다가 같은해 11월24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총파업(운송거부)에 들어가면서 제주를 포함한 전국 곳곳에서 레미콘 생산이 또 중단됐다.

 

당시 뭍에서 들여오는 시멘트 수급이 끊기면서 11월28일을 끝으로 제주지역 24개 레미콘 공장이 가동을 멈췄다. 지난해 12월6일 기준 제주 공공 건설현장 235곳 중 제주서부소방서 한경119센터 신축사업 등 50곳의 공사가 또 멈췄다. 

 

그러다 화물연대 총파업 15일째인 지난해 12월8일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발동으로 제주에 파업 후 처음으로 시멘트가 반입됐다. 화물연대는 다음날 총파업을 종료했으나 사일로가 빈 레미콘 업계의 경우 철강 등 다른 업계에 비해 정상화에 시일이 걸렸다. 시멘트 수급 등의 이유로 제주공항 지하차로 건설이 다시 정상화된 것은 지난달 초다. 약 한달여 공사가 다시 중지된 것이다. 

 

제주시 도시계획과는 "총파업 등으로 공사가 중단되는 등 계획보다 완공이 늦어졌지만 완벽하지 않은 상태에서 개통은 할 수 없었다"면서 "불가피한 지연은 있었지만 대부분 만들어진 상태다. 오는 3, 4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든 공사를 마무리하고 시설물 및 신호체계 점검 등 필요한 확인작업을 모두 마치면 오는 4월엔 완전 개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계획보다 1년6개월여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 이 약속은 지켜질 것인지 아직 의구심은 떨치기 어렵다. 그 사이 시민불편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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