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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피(selfie)는 자가 촬영 사진(Self-Portrait)의 줄임말로 촬영자가 자기 자신을 찍은 사진이나 영상을 의미하는 말이다. 2013년 옥스퍼드 대학 출판사가 그해의 단어로 선정하기도 하였는데, 우리가 흔히 셀프 카메라를 줄여서 셀카라고 부르는 것과 거의 같은 뜻으로 이해해도 무방할 듯 하다.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정신분석학자인 ‘엘자 고다르’는 《나는 셀피한다 고로 존재한다》에서 디지털 기술이 가져온 삶의 변화를 기술 혁명, 인간 혁명, 자아 혁명 등 8가지 혁명으로 나누어 자세히 들여다보고, 인간이 주체성을 되찾아 책임감 있고 자유로운 존재로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한다. 엘자 고다르는 저서에서 즐거운 한때를 기록하고자 우리가 찍는 셀피, 이는 가상의 시대에서 우리가 맞이하는 급격한 변화의 신호라고 주장한다. 디지털 기술을 통해 인간이 자기 자신 그리고 세상과 새로운 관계를 맺게 된 지금을 저자는 ‘셀피 단계’라고 칭하고 있다.

 

한편, 시카고의 한 창고에서 발견된 약 14만 장의 셀피 사진이 우연히 알려지면서 무명 작가에서 일약 천재 작가로 유명해졌지만, 평생 불우한 삶을 살았다는 ‘비비안 마이어’가 바로 원조 셀피, 셀피의 여왕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 셀피가 디지털 시대와 스마트폰의 발달로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사회·문화적으로 큰 영향을 만들고 있다.

 

가족들이 외식을 가면 과거에는 어른이 먼저 수저를 들고나서 밥을 먹는 광경이 일반적이라 생각했던 시절이 있다. 그러나 이제는 아이들과 아내가 인증샷을 찍고 나서 아빠가 가장 마지막에 수저를 들어야 한다. 연인끼리 데이트를 할 때도 별반 다름이 없다. 눈치 없이 음식에 먼저 손을 대다가 핀잔을 들어 본 사람이 꽤 있을 것이다. 아니다. 이제는 아빠들도 인증샷 찍는 데 동참하는 세상이다. 이렇게 셀피 문화는 인증샷, 인생샷으로 모양을 바꾸며 우리 생활 전반에 파고들었다.

 

관광도 예외는 아니다. 지역의 명소와 숨겨진 나만의 장소 등을 방문하여 인증샷 또는 인생샷 등을 찍고 그것을 개인의 SNS, 인터넷방송 등에 올리는 것을 재미와 취미를 넘어 직업으로 추구하는 관광 형태가 새롭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사용과 SNS, 인터넷방송 등에 아주 능숙한 MZ세대들이 이러한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당연히 관광지들은 이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상황이고, 식당이나 카페와 같은 곳도 조그만 공간만 생겨도 셀피존 마련을 통해 방문객들에게 재미와 만족을 주는 방법으로 활용하고 있다. 최근 제주공항 도착장과 출발장에 설치한 ‘HELLO JEJU’ 조형물은 의도적이었는지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인지 모르지만 관광객들의 셀피존으로 인기가 커지고 있다. 도두동 무지개 해안도로도 원래 목적은 사람과 자동차의 추락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해안도로를 찾는 관광객들의 새로운 인증샷, 인생샷 매력 명소로 작용하고 있다.

 

제주에는 숲길과 바다, 오름 등 다양한 것들이 셀피의 대상이고, 셀피하는 관광객의 배경이자 기록이다. 나만의 셀피를 만들어내고 돋보이게 하기 위해 관광을 하는 것인지, 관광을 하는 과정에 셀피를 통해 나만의 관광을 남기는 것인지 조금은 모호하다. 사람에 따라 주목적이 다를 것이지만 결과적으로 관광에 있어 셀피는 이미 필수요소로 자리 잡았다.

 

셀피를 위해 관광을 하는 사람에게는 새롭고 다양한 셀피거리를 공급하면 될 것이고, 관광 과정에 셀피를 하는 사람에게는 셀피가 관광 활동의 아주 재밌는 요소임을 알려주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단순한 것 같지만 대단히 가성비, 가심비 높은 관광 마케팅이라고 생각한다. /신동일 제주연구원 선임연구위원(관광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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