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안에서 폐그물에 걸린 채 발견된 멸종위기종 붉은바다거북이 구조돼 무사히 바다로 돌아갔다.
9일 서귀포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7시 38분께 서귀포항 동부두 방파제 인근에 살아있는 바다거북 한 마리가 그물에 걸려있다는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해경이 김병엽 제주대 돌고래연구팀 교수에게 문의한 결과, 이 거북은 몸길이 90㎝, 너비 70㎝, 무게 80㎏ 정도인 붉은바다거북이었다.
연안 구조정은 거북이 테트라포드 안쪽에 있었던 터라 접근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 2명은 직접 물에 들어가 거북의 몸을 감싸고 있던 폐그물을 칼로 잘라 제거했다. 뒤이어 거북 외관에 상처가 없는 것을 확인, 방류 조치했다.
해경 관계자는 "해안에서 그물에 걸린 바다거북을 발견하면 신속히 구조할 수 있도록 해경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붉은바다거북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멸종위기종, 해양수산부가 지정한 보호 대상 해양생물이다.
하지만 폐그물 등 바다에 버려진 쓰레기는 바다거북에게 위협 요소가 되고 있다. 폐호흡을 하는 바다거북은 바다 안에 있다가도 2~3시간 간격으로 숨을 쉬러 해수면 위로 올라간다. 하지만 페그물에 걸리게 되면 빠져나오지 못해 익사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올해 제주에서 발견된 바다거북 사체 중 3분의 2 이상이 폐어구에 걸려서 숨졌다”면서 "최근 폐어구로 인한 바다거북의 사망이 급증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제이누리=박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