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지사의 사퇴국면에 맞춰 제주 시민단체와 경제계, 국민의힘 제주도당이 엇갈린 주장을 내놨다. 개발사업 전면 중단을 요청하는 시민.환경단체에 맞서 제2공항 추진 등을 국민의힘 도당 측 등이 요구했다.
강정천을 지키는 사람들,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모임, 선흘2리 동물테마파크 반대대책위원회 등 6개 단체는 2일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2공항이 무산됐다. 이제 남은 난개발 사업도 끝장내자"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원 지사는 지난해 10월 송악산 자락에서 제주의 자연경관과 생태를 훼손하는 그 어떤 개발사업도 허가하지 않겠다는 '송악선언'과 실천 조치를 발표했다”면서 "그러면서도 난개발 정점인 제2공항 건설 찬성 입장을 고수해왔고, 도민 여론조사 결과도 무시했다. 또 환경부의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반려 결정은 정치적 판단이라고 폄훼했다"고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원 지사는 제주의 자연생태를 망가뜨린 주범으로 남지 않으려면 남은 임기 동안 약속을 지켜야 한다”면서 제주해군기지 진입도로 공사, 비자림로 확장 공사, 서귀포시 우회도로 건설, 제주동물테마파크 등의 사업 중단과 송악산 문화재·세계지질공원 지정 추진 등을 촉구했다.
반면 양문석 제주상공회의소 회장은 이날 ‘원 지사 중도사임에 따른 제주상공인 입장문’을 내고 “원 지사가 지사직을 사임하면서까지 제2공항 건설에 대한 강력한 의지와 애정을 보여줌으로써 우리 상공인들이 공항인프라 확충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고 밝혔다.
양 회장은 "원 지사는 기후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카본프리 아일랜드 2030’ 프로젝트 추진에 응집력을 발휘했다"면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제주형 뉴딜산업과 인재 육성에도 도정역량을 집중함으로써 제주를 혁신과 변화의 상징으로 탈바꿈 시키는 성과를 일궈냈다"고 덧붙였다.
최근 도당 내분이 불거지면 '원 지사의 개입설' 의혹을 제기, 원 지사에게 날을 세웠던 장성철 국민의힘 제주도당위원장은 원 지사의 사퇴 발표 하루 전인 지난달 30일엔 입장문을 내고 “지금은 원 지사께서 제주제2공항의 정상적 추진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할 시점”이라면서 “도민 여론을 끌어올려야 제주제2공항을 정상 추진할 수 있다. 끌어올릴 수 있는 위치에 가장 영향력 있는 분은 원 지사”라면서 지사직 사퇴 재고를 요청한 바 있다. [제이누리=박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