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노형로터리가 제주의 종로 '정치 1번지?'
박빙 혈전이 벌어지고 있는 제주시 갑 선거구 후보들이 9일 저녁 같은 시각, 비슷한 장소에서 총력 유세전을 펼쳐 세 경쟁을 벌였다.
새누리당 현경대 후보는 제주시 노형로터리 남쪽 이마트신제주점 앞에서, 민주통합당 강창일 후보는 현 후보 유세장에서 남쪽으로 불과 100여m 떨어진 우편집중국 사거리에서, 그리고 무소속 장동훈 후보는 현 후보 유세장에서 북쪽으로 50여m 떨어진 노형로터리에서 각각 유세에 나섰다.
이 때문에 유세장 청중들이 양쪽 인도를 따라 긴 행렬이 이어져 마치 한 후보의 유세장을 방불케 했다.
노형로터리 주변은 2010년 지방선거 당시에도 유세장으로 최고 목좋은 곳으로 자리잡았다. 인근 상가빌딩인 노형타워는 도지사와 도의원 후보 등의 선거사무소로 채워지기도 했다.
도내 읍면동 가운데 인구가 가장 많은 노형동 중심지인 이 일대는 대단위 아파트 밀집 지역에다 대형마트가 위치해 있어 유동 인구가 많기 때문이다.
공식선거운동 이틀째인 지난 달 30일 새누리당 박근혜 선거대책위원장이 지원 유세를 한 장소도 이 곳이다.
마지막 총력 유세전이 펼쳐진 9일 저녁에도 비슷한 장소에서 유세가 펼쳐지다보니 후보 측간 신경전도 벌어졌다.
새누리당 현 후보 유세장엔 중앙당 인사들이 지원 유세에 나섰다.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은 인근에서 유세를 벌이고 있는 제주시 갑 무소속 장동훈 후보를 향해 "우파 후보 단일화를 위해 지지율이 현경대 후보의 3분의 1도 안 되는 장동훈 후보는 사퇴하고, 우파 단일화에 즉각 나서라"고 촉구했다.
현경대 후보는 "민주당 후보도 바로 옆에, 무소속 후보는 저 밑에서 총력유세를 벌이는 등 세 후보 모두 노형 땅을 마지막 유세장소로 정했다"며 "축복받은 노형 땅의 기를 누가 가장 많이 받을 수 있느냐. 바로 노형 땅에서 태어난 저 현경대 후보다"고 청중의 박수를 유도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과 새누리당 비례대표 이자스민 후보는 "제주시민이 현 후보를 국회의원으로 당선시켜주면 6선이 된다"며 "현 후보는 제주가 낳은 최초의 국회의장이 될 것"이라며 지지를 당부했다
민주통합당 강창일 후보도 중앙당 지원을 받으며 막바지 총력 유세전을 펼쳤다. 그는“강창일이 당뇨병에 걸려 걷지도 못한다는 유언비어가 나오고 있다. 설사 장애인이라고 해서 찍지 말아야 하는가”면서 “불법사찰, 감시를 받으면서 살아왔는데, 사과는 못할망정 처참하게 만들고 있다. 해도 너무 한다”며 현경대 후보를 겨냥했다.
지원유세에 나선 최종원 의원은 “군사독재정권에서 국회의원하고 오랜 세월 지나 무슨 명목으로, 무슨 이유로 다시 나타나느냐”며 “잘못하면 제주도가 고랑창으로 처박힐 것 같다”며 현경대 후보를 비난했다.
오토바이를 타고 유세장에 등장한 무소속 장동훈 후보는 “조금전 오토바이 투어를 마치고 현경대 후보 유세장 앞을 오는데 김무성 의원이 ‘장동훈 사퇴하라’하더라”며 “국민, 도민, 여러분이 무섭긴 한가보다”고 신경전을 벌였다.
그러면서 “5선 한 분이 한 번 더 하면 국회의장, 국무총리 할 수 있다며 출마하는데 참 안타깝다”면서 “명예와 권력만 쫓지 말고 제주를 위해 박근혜 위원장에게 비례대표 달라했다면 국회의원 1명 더 탄생할 수 있었을 것이다”며 현 후보를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