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을 향한 제주의 사랑은 끝내 우리 모두를 울렸다. 대형사고에서 중상을 당한 한 여대생을 향한 도움의 손길에 그 가족이 "감당할 수 없는 도움을 받았다"는 한 없는 감사의 뜻을 보였다.
제주대 입구 사거리 ‘4중 추돌 사고’ 중상자 김모(21.여)씨의 부친은 그 마음을 SNS를 통해 알렸다.
김씨의 부친은 지난 8일 오후 8시 46분 자신의 SNS를 통해 “딸의 상황은 수술을 무사히 끝내고 경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당분간 쓸 혈액이 모여서 이제 괜찮을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 일주일이 고비지만 많은 분들이 걱정해주셔서 아마 금방 일어날 것 같다”며 “걱정이 앞설 정도로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도움을 받았다. 다시 한번 감사 말씀 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부친은 8일 자신의 SNS와 경찰을 통해 “아라동(제주대 사거리) 교통사고 환자 가족”이라며 “사고 당시 피를 흘렸고, 오늘 새벽에 긴급히 수술을 진행하면서 피가 많이 모자란 상황”이라고 알렸다.
이어 "염치불구하고 도와달라는 말을 여기다 올린다"며 “AB형(RH+) 지정헌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김씨는 사고 당시 현장에서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돼 심폐소생술로 맥박을 찾은 환자다. 하지만 부상 정도가 심각해 8일 오전 8시부터 12시까지 이어진 수술에도 출혈이 지속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이 알려지자 제주 헌혈의 집엔 이날 오후 4시부터 다수의 시민들이 몰려들기 시작했고, 수백명이 헌혈에 동참하면서 대기행렬이 줄을 이었다. 심지어 2시간이 넘도록 대기를 하는 소동까지 빚어졌다.
헌혈을 하러 간 최모(26)씨는 "안타깝다는 말 밖에 할 수가 없다. 귀갓길에 사고를 당한 분이 무슨 죄가 있는가. 어서 완쾌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제주적십자사 집계에 따르면 7일 하룻동안 지정헌혈자는 100여명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이누리=박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