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와 도의회가 대형마트 강제 휴무일 지정 조례 개정을 미적거리는 사이에 다른 지방에선 조례를 공포한 지자체를 상대로한 행정소송이 제기됐다.
제주도와 도의회가 지나친 신중론을 펴다 결국 다른 지자체 소송 결과만 지켜보다 조례 개정 시기를 놓칠 까 우려된다.
더욱이 도의회가 총선에 올인하면서 골목상권 보호 등 민생 현안 처리를 게을리 한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7일 대형마트 및 SSM 업계에 따르면 체인스토어협회는 이날 서울 강동구, 경기 수원시와 성남시, 인천 부평구 등 4개 지자체에 대해 각각 관할법원인 서울행정법원, 수원지법, 인천지법에 행정소송 및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이 4개 지자체의 의회는 2월 16일∼3월 12일 매월 둘째 주와 넷째 주 일요일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하고 밤 12시부터 이튿날 오전 8시까지 영업을 제한하는 내용의 조례를 의결했다.
체인스토어협회는 소장에서 지자체들의 조례가 직업(영업)의 자유와 평등권, 소비자 선택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주에서도 애초 이르면 이 달부터 대형마트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조례개정안이 발의됐다.
의무 휴업일은 행정시장이 별도로 지정해 고시토록 했다. 영업시간도 자정까지로 제한해 오전 8시부터 밤 12시까지만 영업할 수 있도록 했다.제주에는 대형유통업체가 현재 7곳(이마트 3곳, 롯데마트·홈플러스·농협하나로마트·뉴월드마트 각 1곳)이 영업 중이다. 기업형 수퍼마켓(SSM)은 없다.
이 개정 조례안은 이미 입법 예고 절차를 마쳐 지난 달 13일 제292회 임시회에 상정 처리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복병이 나타났다.
대형마트내 입점한 지역소상공인과 납품 업체, 종사자의 피해를 간과한 것이다. 소비자단체의 반대도 있다.
오히려 이해당사자인 슈퍼조합과 전통시장 등 지역상권은 의무휴업일을 평일과 주말 각 1일에서 다른 지역 처럼 주말 휴일 2일로 지정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이들은 또 영업시간 제한 가이드라인을 오전 8시부터 밤 12시까지로 제시한데 대해서도 업계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도의회는 매월 2일 의무휴무일을 주말과 주중 어느 쪽으로 둘 지 조정이 필요하다며 이견을 보였고, 대형마트내 입점한 지역소상공인들을 보호할 수 있는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명분을 들어 심사을 보류시켰다.
하지만 심사가 늦어지면 늦어질 수록 대형마트의 로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사게 될 것이 뻔하다.
이처럼 도의회가 대형마트 입점 소상공인 보호와 제주도가 관광지라는 특성을 들어 주말휴일 지정은 안된다는 의원들간 찬반양론이 팽팽하게 맞서는 사이 다른 지자체는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소송에 대응할 태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