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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석의 [제주개발법제사(18)] 기초자치단체의 폐지와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2005년 12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된 '제주도 행정체제 등에 관한 특별법'(이하, '제주도행정체제특별법'이라 약칭함) 제3조는 '제주도의 제주시·서귀포시·북제주군·남제주군을 각각 폐지하고 제주도에는 지방자치법 제2조 제1항, 제3조 제2항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관할구역 안에 지방자치단체인 시와 군을 두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법의 시행으로 2006년 7월 1일부터 제주도에는 4개 시·군의 기초자치단체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여야 간의 갑론을박 과정을 거쳐 2006년 2월 9일에야 국회 본회의에서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제주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이하, ‘제주특별자치도법’이라 약칭함)이 의결되어 같은 해 2월 21일 공포되었다.

 

이 법률 제정의 결정적 계기는 제주도가 2005년 7월 27일, 주민투표를 실시하여 제주도내 시·군을 폐지하여 제주도를 단일 광역자치제로 개편한다는 내용의 혁신안이 선택되었기 때문이다. 투표율은 36.7%(제주시 34.6, 서귀포시 34.2, 북제주군 42.2, 남제주군 40.1)이고, 개표결과는 투표자수 14만7656명 중 혁신안(시군폐지 , 道단일 광역자치제로 개편)이 8만2919(57%), 점진안(시군 통폐합 없이 광역과 기초간 기능조정만 하는 안)이 6만2469(43%)으로 집계됐다.

 

이 주민투표 실시와 관련하여, 제주시와 서귀포시와 남제주군은 2005년 7월 8일 행정자치부장관을 피청구인으로 하여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2005헌라5호)을 청구했으나, 헌법재판소는 2005년 12월 22일 재판관 8:1의 의견으로 각하 결정을 한다.

 

심판의 대상은, (주위적으로) 행정자치부 장관의 2005년 6월 27일자 주민투표요구행위와 제주도지사의 주민투표발의 공고행위가 청구인들의 자치권한을 침해하거나 주민투표법 제8조 제1항에 따른 주민투표실시권한을 침해하는지 또는 무효인지의 여부, (예비적으로) 위 투표실시요구와 투표 실시로 인해 제주도 내의 모든 기초지방자치단체가 폐지됨으로써 청구인들의 자치권한이 침해될 위험이 있는지의 여부이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첫째> 지방자치단체의 폐치, 분합에 관한 주민투표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 국회에 입법 자료를 제공하는 기능에 불과하다는 것이고, <둘째> 주민투표 실시행위 자체만으로는 입법형성이 없는 한 자치권한의 현저한 침해 가능성이 없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위 헌재 결정 후, 제주도행정체제특별법이 의결되고 나서 제주시 등 3개 자치단체가 위 법률에 대하여 헌법소원을 제출한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으나 그 결과를 확인하지 못해 여기서는 논외로 하겠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도가 가진 지정학적, 사회적, 경제적 및 문화적인 다양한 측면에서의 특수한 독자성에 주목하여 선진적인 분권모델의 선도 지역으로 삼자는 구상에서 출발했다. 이를 법제도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기초자치단체를 폐지하고, 도 단일의 광역자치단체 체제로 개편한 것인데, 이런 법제도가 지방자치에 관한 헌법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은 아닌가에 대한 논란이 크게 일어났다.

 

우리 헌법은 지방자치를 보장하면서도, 지방자치권의 범위 내지 내용을 국회의 광범위한 형성에 맡겨 놓고 있다(헌법 제117조 및 제118조). 헌법이 보장하는 지방자치제도는 국회의 입법에 의해서 그 범위나 한계가 정해진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입법자에게 광범위한 형성 권한을 줌으로써 국회의 법률 제·개정행위에 의하여 지방자치권의 본질적 내용이 침해될 위험이 상존한다. 그 쟁송은 현행법상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는 것이 유일하다.

 

헌법재판소법 제66조 제1항은 '헌법재판소는 심판의 대상이 된 국가기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권한의 존부 또는 범위에 관하여 판단한다.'고 규정하고, 제2항은 '제1항의 경우에 헌법재판소는 권한침해의 원인이 된 피청구인의 처분을 취소하거나 그 무효를 확인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회의 법률제정행위가 지방자치단체의 권한을 침해했다고 판단할 경우 헌법재판소법 제66조 제1항에 따라 법률제정행위의 위헌 또는 위법확인을 할 수 있다는 점에는 학설상 논란이 없다.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14년이 흘렀지만 행정체제 개편 논의가 멈추지 않는다.

 

기초자치단체를 부활하자는 여론도 있고, 행정시장 직선제를 도입하자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가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고, 국회도 여야 간에 이견이 있어서 전도가 불투명하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김승석은? = 현재 제주불교신문 편집인이면서 변호사를 하고 있다. 인터넷신문 <제주의 소리> 발행인 겸 대표, 제주도 정무부지사를 역임했다. 저서로는 대한문학 제53호 신인문학상을 받은 '나 홀로 명상'(2009년, 불광출판) 수상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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