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인 제주 사수도의 생태계가 쥐 때에 의해 몸살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도는 ‘제주 사수도 바닷새류 번식지 내 설치류 현황 파악 및 모니터링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사수도 내 집쥐에 의한 바닷새 번식지 피해가 생기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사수도는 무인도로 제주시 추자도에서 동쪽으로 약 23.3km 떨어진 곳에 자리잡은 13만8701㎡ 면적의 섬이다.
이 곳은 희귀한 텃새인 흑비둘기의 서식처이며 또한 여름철새인 슴새의 국내 최대 번식지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학술적 가치 및 보전가치가 높아 사수도 내 바닷새류 번식지가 1982년 11월14일 천연기념물 제333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사수도내 유입된 설치류 및 뱀 등의 개채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바닷새의 번식지를 훼손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제주도는 정확한 현황 파악 및 구제방안 마련을 위해 ‘설치류 현황 파악 및 모니터링 용역’에 나섰다.
용역은 지난해 6월26일부터 올 6월25일까지 1년간 이뤄졌다.
연구용역진은 사수도 내 모두 60개의 슴새 둥지를 무작위로 선정하고 이 중 번식이 이뤄진 것으로 판단되는 둥지 41개를 선정했다.
연구용역진에 따르면 이 41개 번식둥지 중 모두 12곳의 둥지에서 슴새 새끼의 존재가 확인됐다. 그 중 8곳에서는 집쥐에 의한 포식 증거가 직접 관찰됐다. 집쥐에 의해 알이 훼손된 곳이 5곳, 새끼가 먹힌 곳이 3곳으로 파악됐다. 그외에 20곳의 둥지에서 알 또는 새끼가 사라진 것으로 조사됐다.
집쥐는 당초 사수도에는 없는 종이었다. 하지만 사수도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공개제한지역으로 지정되기 전 낚시를 위해 정박한 배에서 유입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집쥐의 개체수는 2006년 800~900마리로 파악됐었으나 이후 해녀 등 지역주민들에 의한 포획작업으로 개체수가 급감, 현재는 약 100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바닷새 서식지 피해 발생 등 사수도 내 생태계 교란 문제는 이어지면서 집쥐에 대한 지속적인 포획 및 박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연구용역진은 특히 “집쥐의 경우 서식환경이 좋아지면 한해에 1000여마리로 개체군이 급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용역진은 “100여마리의 집쥐 중 번식 가능 개체군을 추정해보면 암수 1대1 비율로 간주해도 최소 30쌍이 번식이 가능하다”며 “년2회 이상 번식하는 종 특성이 있어 번식조건만 맞춰진다면 개체군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외 슴새의 번식에 악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낚시꾼들의 출입과 플라스틱, 기름 등에 의한 위협도 지적됐다.
연구용역진에 따르면 사수도에 접근하는 낚시배는 한 달에 150여척, 일년에 1800여척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배는 사수도 인근까지 접근해 낚시 활동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낚시줄에 피해를 입는 슴새들이 확인되고 있다.
연구용역진은 특히 “해양성 조류는 해양쓰레기와 기름, 그물 피해 등 해양환경에 매우 민감하다”며 "이런 요인들에 의해 먹이 활동에서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사수도 주변의 주기적인 해경순찰 등을 통해 낚시배의 접안, 갯바위 낚시꾼의 낚시 금지 등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바닷새의 번식 피해를 줄여 번식성공률을 높이는 방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