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르하르트 슈뢰더(Gerhard Schroder) 전 독일총리와 김소연 씨 부부가 제주를 찾았다. 서울에서의 결혼 축하연 이후 신혼여행을 위한 방문이다.
슈뢰더 부부는 지난 28일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결혼 축하연을 갖고 다음날인 29일 오후 제주를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는 이들 부부에게 특별한 곳이다. 그들의 첫 만남이 이뤄진 곳이기 때문이다.
김소연씨는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졸업 이후 역대 대통령들의 통역을 담당해온 전문 통역사로 명성을 떨쳤다. 그 명성을 이어 김씨는 2012년과 2013년 국제컨퍼런스 참여차 한국을 방문한 슈뢰더 전 총리의 연설을 통역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당시에 김씨는 통역사 부스 안에서 슈뢰더 전 총리의 연설을 통역했을 뿐이다.
두 사람의 만남이 이뤄진 것은 2015년 5월 제주에서였다. 제10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의 개막식 특별대담에 참석한 슈뢰더 전 총리를 김씨가 수행한 것이다.
이 첫 만남 이후 2년이 흘러 지난해 9월 두 사람의 열애설이 나오기 시작했다. 올 1월25일에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열애를 공식 인정했다. 이후 지난 5일 독일 베를린의 아들론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신혼여행지로 낙점된 제주에서의 숙소는 구좌읍 하도리에 자리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슈뢰더 부부의 제주에서의 일정은 2박3일이다.
슈뢰더 부부는 제주에서의 일정 이틀차인 30일 제주4.3평화공원을 방문하기도 했다.
슈뢰더 전 총리가 대한민국의 역사 중 현대사의 비극으로 알려진 4.3의 아픈 역사에 공감해 공원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슈뢰더 전 총리는 공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희생자의 존엄성을 갖도록 추모한다는 것은 폭력당국에 항거하고 부당한 판결을 극복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을 의미합니다”라고 방명록에 서명했다.
또 “통일을 염원했던 제주도민의 항쟁이 수많은 죽음으로 귀결된 데에 대해 분단을 경험했던 독일인으로서 아픔을 느낀다”고 말하기도 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이 자리에서 4.3수형생존자들의 재심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법원이 재심을 결정한 것은 올바른 판결을 하기 위한 의지로 보인다”며 “4.3을 올바르게 밝혀가는 제주도민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