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호 태풍 ‘솔릭(SOULIK)’이 제주를 할퀴고 지나가면서 태풍이 남긴 상처가 점차 확연히 나타나고 있다. 

23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제19호 태풍 ‘솔릭’은 이날 오전 9시 기준 서귀포 서쪽 약 90km 부근 해상에서 시속 7km의 속도로 북진하고 있다. 이날 오후 3시께에는 진도 서남서쪽 70km 해상까지 진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제주도와 제주 전해상, 남해서부 먼바다에는 태풍경보가 발효 중이다. 해안 지역에는 초속 15~30m의 강풍이 불고 있으며 해안지역에는 시간당 20~40mm의 비가, 산지에는 80mm의 폭우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 22일부터 23일 오전 11시까지의 누적 강수량은 제주 235.8mm, 산천단 402mm, 유수암 387mm, 오등동 403mm, 서귀포 118.5mm, 성산 101.3mm, 고산 100.9mm, 윗세오름 795mm, 사제비 850mm, 삼각봉 591mm다. 

순간최대풍속은 제주에서 초속 32.2m, 서귀포 초속 19.9m, 성산 초속 24.2m, 고산 초속 37.1m를 기록했다. 진달래밭에서는 순간최대풍속 초속 62m를 기록하면서 기상관측사상 가장 강한 바람이 관측되기도 했다. 

강한 바람과 폭우가 제주를 휩쓸면서 피해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 22일 오후 7시19분께 서귀포시 토평동 소정방폭포에서는 관광객 박모(23･여･서울)씨와 이모(31･제주)씨가 사진을 찍던 중 파도에 휩쓸렸다. 

이씨는 자력으로 탈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박씨는 실종돼 수색 중에 있다.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항 동방파제 공사장에서는 보강시설물 90t 가량과 사석일부가 높은 파도에 유실됐다. 이밖에 도내 신호등 37개소가 소등되거나 일부 파손됐다. 제주시 연동에서는 강풍에 간판 1개가 떨어지기도 했다. 

제주선거관리위원회 사거리와 서귀포시 하원동 법화사, 서귀포시 서귀동 정방폭포, 제주시 연동 삼무공원 등에서 가로수 66그루가 뽑히거나 부러지느 등 피해를 입었다. 

이외에도 제주시 오라동 종합경기장 서측과 연동, 도남 등지에서 하수역류가 발생했다. 종합경기장 내 복합체육관 1층과 2층에서 천정이 파손됐으며 강정항과 김녕항에서는 레져보트 2대가 전복되기도 했다. 

강한 비바람에 서귀포시 일부 지역에서 정전이 생기기도 했다. 지난 22일 오후 8시17분께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에서 344가구가 정전된 것을 시작으로 제주시 한경･조천･구좌, 서귀포시 안덕･대정･표선 등지에서  23일 낮 12시까지 제주도내 1만726가구가 정전됐다. 

낮 12시 기준 5405가구가 정전상태에서 복구됐지만 5321가구는 지금도 복구 중이다. 

하늘길과 바닷길도 막혔다. 제주공항에서 출발하는 모든 항공편도 지난 22일 오후 6시를 기점으로 모두 결항됐다. 이날 결항 조치된 항공편은 모두 164편이다. 이중 출발 편은 83편(국내76편·국제7편), 도착 편은 81편(국내79편·국제2편) 등이다.

제주를 오가는 바닷길도 모두 통제됐다.

제주여객선운항관리센터에 따르면 이날 제주를 기종점으로 하는 7개 항로·11척이 전면 결항됐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