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말들이 한라산을 오른다. 한라산국립공원내 확산일로인 제주조릿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22일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환경부에서 17억5000만원의 지원을 받아 제주조릿대 관리방안 연구를 2016년부터 수행해오고 있다.
제주조랫대는 30여년 전부터 한라산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전에는 해발 600~1400m 목장지대와 야초지를 중심으로 산발적으로 분포했지만 강한 번식력으로 지금은 계곡과 암석지대를 제외한 한라산국립공원 전역으로 퍼졌다.
한라산 북사면의 경우 지난해 기준 제주조릿대의 분포 면적은 해발 400m에서 정상까지 196.68㎢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발 400m에서 정상까지의 북사면 전체 면적의 75.9%를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제주조릿대의 자생지가 계속 넓어지면서 다른 종은 생존 위협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2016년 1월 환경부는 제주조릿대 확산이 국립공원은 물론 유네스코가 지정한 타이틀인 ‘생물권 보전지역’마저 잃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또 “제주도가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제주조릿대 관리방안 연구는 이에서 시작됐다.
올해 제주조릿대 관리방안 연구는 지난 5월부터 시작돼 사전 식생조사 및 환경인자 조사 등 순차적으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제주조릿대의 생육상황 등을 고려, 이달부터는 본격적인 관리방안 연구에 돌입했다.
실질적인 관리방안 연구로 오는 13일에는 8마리의 말이 만세동산 일대(해발 1600m)에 투입된다. 1ha를 대상으로 3개월간 방목된다.
제주 세계유산본부는 “지난 2년간 추진해온 한라산 말방목 연구결과를 보면 말의 제주조릿대 섭식량은 생체와 낙엽까지 포함해 1일 약 8.7kg이다”라며 “방목지대의 식물다양성은 늘어나고 있다. 올해에도 한라산 만세동산 일원 약 1ha 규모의 말방목지에서 방목연구를 하고 연차별 연구성과를 분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라산 말방목 연구에 투입되는 말 8마리는 13일 오전 9시30분 난지축산연구소에서 출발, 한밝교까지 차량으로 이동한 후 과거 말이 갔던 길을 따라 만세동산까지 이동한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
☞ 제주조릿대=상록성 목본으로 한라산 등지에서 자란다. 높이 40~80cm 정도로서 털이 없고 녹색이다. 마디는 도드라지고 마디 주위가 약간 자주색이다. 초상엽은 길이 50~90mm 정도이고 끝에 열편이 있으며 기부가 둥글다. 잎은 길이 7~20cm 정도의 타원형 또는 긴 타원형이고 연한 녹색으로서 털이 없다. 꽃은 6~7년마다 피고 원추꽃차례에 달린다. ‘섬조릿대’와 달리 줄기는 하부에서 갈라지고 꽃차례는 줄기 기부에서 나와 가지보다 위로 올라간다. 영과는 밀알 같고 껍질은 두꺼우나 전분자원으로 먹을 수 있다. 연한 잎을 데쳐서 식용하거나 말린 잎을 차로 이용한다. 낚싯대, 대바구니, 소가구재 등 공업용으로 쓰인다. 관상용으로 심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