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산업이 제주의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게다가 관광산업 종사자들의 1인당 연봉도 168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12일 ‘제주지역 관광객의 지역경제 파급효과 분석’ 자료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제주의 관광산업은 2010년 이후 관광객이 크게 늘어나면서 관광수입이 큰 폭으로 늘어나는 등 외형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에 따른 부가가치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의 관광수입은 5조6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사드(THAAD) 배치에 따른 외국인 관광객 감소에도 불구하고 2016년에 비해 약 1000억원이 늘어난 수치다.
2010년(2조4000억원)에 비해서는 약 2.3배 늘어났으며, 중국인 등 해외관광객이 몰린 2015년(4조7000억원) 보다도 9000억원 증가했다.
하지만 관광 부가가치는 오히려 1년 동안 1000억원이 줄어들었다. 관광 부가가치를 관광수입으로 나눈 관광부가가치율도 2015년 이후 감소세로 나타났다.
2010년 제주 관광객 1인당 부가가치는 10만1000원에서 △2011년 10만7000원 △2012년 11만6000원 △2013년 12만2000원으로 올랐지만 2014년 12만2000원으로 비슷한 수준을 보이다 △2015년 11만9000원 △2016년 10만9000원 △2017년 11만2000원으로 2012년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은 이에 대해 최근 온라인 시장에서의 할인판매 급증 및 동종업체간의 과당경쟁 심화를 그 원인으로 꼽았다. 또 일부 관광사업체들이 외국인 모객을 위해 송객수수료 등 인센티브를 강화한 것도 부가가치를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지적했다.
한국은행은 “관광객이 제주지역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광산업의 고용 유발효과도 약화되고 다른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 역시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7년 중 제주방문 관광객에 의해 유발된 도내 관광산업의 신규고용은 908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5년 3637명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더욱이 제주관광산업 종사자들의 1인당 연평균임금은 지난해 1680만원으로 나타났다. 건설업의 연평균임금인 3940만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제조업 연평균임금인 2420만원에 비해서도 낮은 수치다.
관광산업 성장률 역시 지난해 –6.1%를 기록, 2010년 이후 최초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였다.
이는 사드배치로 인한 중국인 관광객 감소와 업체 간 과다경쟁 지속이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은행은 이에 대해 “최근 제주관광산업의 질적 성장이 약화되고 있다”며 “관광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해서는 도내 관광사업체의 경영여건을 개선해야 한다. 그 효과가 피고용자의 임금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선순환 구조 마련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