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풍력발전기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환경단체가 "근본적인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12일 성명을 내고 "이날 발생한 화재는 제주에서 일어난 3번째 풍력발전기 사고"라며 "지난 2015년 7월 발생한 제주에너지공사 풍력발전기 화재사고 이후 2년도 채 되지 않아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환경연합은 "지난 제주에너지공사 화재사고 이후 제주도는 도내 풍력발전기에 의무적으로 화재 경보장치와 자동 화재진압장치를 설치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고 공언했다"며 "또 적극적인 관리감독을 통해 화재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이번 사고는 제주도가 풍력발전기 화재사고에 대해 손을 놓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지난 사고에 제시한 대책마저 이행하고 있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꼬집었다.
환경연합은 "풍력발전기 화재사고는 주변시설과 인명에 큰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며 "결국 이번에도 소방차로는 진압이 불가능해 산림청 헬기를 지원받아 불을 끄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고는 해안에서 발생해서 그나마 피해의 범위가 제한적이었다"며 "초지와 숲 인근에 설치된 육상풍력발전기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인근 지역으로 화재가 번졌다면 인명·재산피해는 물론 생태계에 큰 악영향을 미친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이번 사고는 제주도의 안전 불감증에서 발생한 사고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다"며 "그렇기에 제주도의 책임이 매우 무겁다. 이번 화재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관리감독 책임자를 분명히 문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화재 경보장치와 자동 화재 진압장치를 기존 풍력발전기를 포함, 신설 발전기 내에도 반드시 설치할 수 있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의 제도개선을 즉각 추진하라"며 "시설 안전검사를 강화해 더 이상 화재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원천적인 문제해결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제이누리=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