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새싹꿈터'가 꿈을 잃었다. 아이들이 있어야 할 곳에는 굳게 잠긴 자물쇠가 자리하고 있었다. 위탁업체 직원의 운영비 횡령 사건으로 새싹꿈터는 소송전에 휘말린 상태다.
제주 새싹꿈터는 여신금융협회가 사회공헌 차원에서 14억원을 투입해 설립한 취약계층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경제·금융교육센터다. 2015년 8월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6633㎡에 터를 잡았다. 경기 양평군과 전남 장성군에 이은 전국 3번째 꿈터다.
그러나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꿈터의 목적은 무색해졌다. 여신협회 사단법인 드림투게더에 세부 운영을 위탁했으나 드림투게더의 직원 A씨가 운영비 1억3000여만원을 횡령했기 때문이다.
A씨의 횡령비리는 2015년 9월 드러났다. 꿈터는 같은해 8월 개소했음에도 여전히 등기는 물론 시설내 프로그램이 진행되지 않았다.
이를 수상히 여긴 제주시가 진상파악에 나섰고 A씨의 비리를 확인했다.
4일 여신협회와 제주시청 등에 따르면 드림투게더는 소송을 통해 A씨로부터 자금 회수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 사건에 대한 중재안은 이달 중으로 마련될 것으로 보이고 있다.
제주시와 여신협회는 해당 소송을 지켜보면서 새싹꿈터 사업을 이어갈 방침이다.
당초 제주시는 2015년 2월 신용카드사회공헌위원회와 드림투게더, 아니아나항공과 새싹꿈터 건립에 관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제주시는 공유지 무상 지원을, 드림투게더는 프로그램 운영, 아시아나는 취약계층 아동·청소년 항공비 할인 지원을 약속했다.
드림투게더는 경제교육 전용캠프와 경제리더십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제주시의 토지 무상 제공 조건으로 여신협회는 올해 말 해당 건물을 기부채납하기로 약정했다. [제이누리=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