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사람 4명 중 1명은 김(金)씨 성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다음 순위는 이(李)씨였다. 이쯤까지는 이해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박(朴)씨 가문이 3위일 것이란 예상과 달리 정작 3위는 고(高)씨 가문이었다.
제주는 역시 달랐다. 탐라국을 건국한 탐라국의 시조 '고·양·부 을나'의 후손들이 역시 건재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고(高)씨성과 양(梁)씨 성의 비중에 비하면 부(夫)씨 성의 비중은 다소 적었다.
통계청이 7일 발표한 ‘2015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1일 기준 제주지역 149개 성씨 가운데 김씨가 14만554명으로 전체의 23.8%를 차지했다.
15년 전인 2000년 조사에 비해 13.9% 증가하면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다.
2위는 이(李)씨로 전체의 10.3%인 6만553명이다. 15년 동안 21.9%나 늘었다.
3번째로 많은 성씨는 탐라국 건국신화의 발원지인 ‘삼성혈'의 후손중 한 성씨인 고(高)씨로 4만1935명이다. 2000년보다 1370명(3.4%)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적으로 ‘김·이·박’씨가 ‘빅3’를 구성하고 있지만, 제주는 고씨가 3번째로 많아 지역적 특성이 엿보인다.
전국 성씨 순위 중 6위인 강(姜)씨가 제주에서는 4번째로 많은 성씨인 것도 주목된다. 강씨는 15년 전에 비해 6.1% 증가하면서 3만명을 넘어 3만1678명을 기록했다.
박(朴)씨는 2000년 2만4820명에서 지난해 3만526명으로 무려 23.0%나 늘어 5번째를 차지했다.
아울러 같은 삼성혈 후예이자 제주를 대표하는 성씨 가운데 하나인 양(梁)씨는 2만3719명으로 성씨별 인구순위 6위를 차지, 6.1% 늘었다.
6위인 양씨에 이어 오(吳)씨 2만1705명, 강(康)씨 1만8347명, 정(鄭)씨 1만5468명, 문(文)씨 1만4080명, 현(玄)씨 1만3559명, 송(宋)씨 1만1869명, 한(韓)씨 1만1685명, 홍(洪)씨 1만1583명, 최(崔)씨 1만1126명 등의 순이다.
탐라국의 개국 시조이자 고·양·부 3성(姓)을 이루는 부(夫)씨는 다소 적은 5135명으로 조사됐다.
2000년 조사 당시 223개였던 도내 성씨는 지난해 149개로 크게 줄었다. 2000년 1명만 기록됐던 개(介)씨, 낭(浪)씨, 동방(東方)씨, 수(水)씨 등 상당수 성씨가 지난해 조사에서는 사라졌다.
한편 지난 5년 간 인구 및 가구 증감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제주인 것으로 조사됐다. [제이누리=이현지 기자]
☞삼성혈(三姓穴)= 고·양·부 삼성사재단이 관리하는 성지다. 제주의 시조신이 땅에서 솟아났다는 신화의 무대다. 재단은 삼성혈(사적 134호)의 유지·관리를 목적으로 설립됐다. 삼성혈을 관리하고 삼성혈 인근에 삼성회관을 건립, 회의실과 삼성의 도종친회 사무실로 이용하고 있다. 매년 3차에 걸쳐 진행되는 제사로는 4월 10일 춘기대제, 10월 10일 추기대제, 12월 10일 건시대제가 있다.
1921년 고·양·부 3성의 대표가 '삼성시조제사재단'이라는 법인체를 만들어, 그해 인가를 받았다. 1927년 특별 연고삼림(산림을 옛날부터 이용한 주민에게 넘겨주기 위해 1926년 제정공포)으로 삼성시조제사재단에서 제주도의 삼성사를 관리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