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해소 전문가가 제주 제2공항 갈등의 주요 원인이 ‘보상 문제’가 아닌 ‘입지 선정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주민 보상에 중점을 두면 오히려 반발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강영진 한국갈등해결연구원장은 29일 제주도의회에서 열린 제2공항 문제 해법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서 발제문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제2공항 입지 선정에 앞서 제주도가 강조해 온 공론화와 도민합의 과정이 없었다”며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 타당성 검토 연구용역이 가이드라인으로 삼은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강조한 ‘시민 참여’가 결여됐다”고 꼬집었다.
이어 “보상 문제는 주민들이 시설 입지를 받아들인 후에 다루는 것이 타당하다”며 “계속 보상 문제만 거론하면 주민들은 자신들의 문제 제기가 무시당하고 돈을 앞세워 회유하려 한다는 모욕감을 느껴 갈등이 더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 원장은 “국토교통부는 주민들의 문제 제기를 충실히 해명해야 한다”며 “정부와 제주도, 시민단체, 주민 등이 참여한 협의기구를 구성해 갈등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강 원장의 발제에 이어 강원보 제2공항 반대대책위 집행위원장, 문상빈 제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양성창 제주항공연구소 소장, 고용호 도의원, 송대수 온평리 비대위 기획실장 등이 토론자로 나섰다.
이날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국회의원과 고용호 도의원의 주최로 열렸다. [제이누리=박수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