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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근의 시평세평] 피부에 와 닿지 않는 다양한 비전 ... 재정리 시점

 

원희룡 지사의 출장이 길다. 11월말 중국 하이난을 다녀오기 무섭게 다시 유럽 출장을 나섰다. 대단한 활동량이다.

 

이번 유럽 출장 중 원 지사는 UN기후변화협약 총회에서 ‘카본프리 아일랜드 제주2030 비전’을 발표하고 ‘그린빅뱅 전략’을 소개했다. 이후 다양한 국제회의에 참석하며 국제교육지원센터 개설 등 다양한 성과를 쏟아내고 있다.

 

살인적인 일정과 성과에도 이 같은 소식을 듣는데 감흥이 크게 없다. 오히려 고개가 갸우뚱해지기까지 한다. 솔직히 현실감이 떨어진다.

 

‘그린빅뱅 전략...이건 또 뭐지?’ 들어보기는 했지만 정확히 모르는 개념이자 용어가 또 나왔다.

 

도가 내놓은 자료에는 ‘스마트그리드, 신재생에너지, 전기자동차, 에너지저장시스템(ESS)등 상호 연관된 친환경 산업의 기술융합으로 혁신적인 에너지 생태계를 구축하는 전략’이라고 되어 있다. 이미 3월에 소개됐고 6월에는 제주그린빅뱅추진위원회가 발족까지 했다. 물론 서울에서다.

 

그러나 이들의 연결고리와 의미를 이해할 수가 없다.

 

일단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스마트그리드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데다가 이번 그린빅뱅 전략에는 에너지저장시스템(ESS)라는 새로운 기술분야가 덧붙여졌다.

 

헷갈리기 시작했다.

 

스마트그리드가 제주의 주요 친환경에너지 전략이 아니었나? 아니다. 제주도는 그동안 ‘카본프리아일랜드 2030’을 주요 전략으로 제시했다. 그렇다면 스마트그리드는 뭐지? 이 개념과 카본프리 아일랜드와의 관계는? 다시 스마트 그리드와 스마트 시티, 스마트 비즈니스의 연관관계는 뭐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몇 가지 용어들이 줄지어 생각났다. 머릿속은 지난 6월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설파한 제주를 ‘실리콘비치‘로 만들겠다는 연설에 멎었다. 제주를 IT의 주요 거점 도시로 만들겠다는 전략으로 기억한다. 그들과 스마트시티는 상관없을까? 그렇다면 간간히 나오던 ’디지털 노마드(디지털유목민)’과 ‘IoT(사물인터넷)'와 ’비콘‘은 이들과 직접 관련이 없나 싶다.

 

또 얼마 전 원 지사는 도정답변 도중 스마트시티에 대한 답변중 3가지 분야를 제시하며 그중 하나로 글로벌에코 플랫폼을 제시했다. 이것과 앞의 전략 및 비전과의 관계는?

 

제2공항이 발표되는 날 많은 이들의 관심이 제주 제2공항의 입지에도 있었지만 원 지사가 밝힌 ‘에어시티’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아마 여기까지 읽은 분이라면 우선 인내심이 대단하거나 참으로 똑똑한 사람일 것이다. 왜냐하면 나도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지 못하고 횡설수설하고 있기 때문이다.

 

놀라운 점은 지사가 해외 출장을 가거나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면 어김없이 제주의 주요 정책들이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된다. 이번에는 그것이 ‘그린빅뱅’이었던 것 같다. 원 지사야 워낙 새로운 개념과 지식을 습득하는 능력이 뛰어난 지라 아주 오랫동안 알고 있다는 느낌을 주지만 받아들이는 사람은 버거운 느낌이다.

 

그럼에도 수시로 발표되고 있는 다양한 개념들이 민선 6기 제주도정을 대표하는 미래비전으로 제시되고 있다. 문제는 의도와 정확한 개념이 어떻든 언론을 통해 발표된 순간부터 그 비전들이 뒤섞이며 제 위치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를 접하는 도민의 입장에서 보면 상황은 교통정체 현상과 비슷하다. 수없이 많은 외부의 개념들과 비전들은 밀려오는데 제주 사회는 아직 이것을 시원하게 통과시킬 인식의 도로가 확장되어 있지 않다. 병목현상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1년 반이 지난 원 도정의 행보를 보며 위에서 열거한 내용을 이해하고 기억하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지 의구심이 든다.

 

비전을 제시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미 정리가 되어있는지 모르나 도정의 진행상황을 바라보는 사람이나 기술적,국제적 배경이 없는 사람들에게 과연 이것들이 제주의 비전으로 인식되고 있는지 묻고 싶어진다.

 

영어로 된 용어를 쉽게 쓰라는 요구가 아니다. 각각의 용어와 전략들이 중요성을 갖고 있으며 새로운 친환경기술이나 미래에 중요한 영역을 차지하는 것들인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그 비전들이 실체감을 가질 수 있도록 정리를 해 달라는 말이다. 이것 저것을 마구 흩뿌리듯 던져놓은 후 ‘이해하면 다행이고 아님 말고‘라는 행태 말고 최소한 정리를 해줬으면 좋겠다.

 

지사가 외국에서 누군가를 만나고 잘 알지도 못하는 낯선 단체를 방문했다는 것보다 왜 그런 행동들이 지금의 제주에 중요한지 설명을 듣고 싶은 것이다.

 

그 많은 결과들이 앞으로 3년 후나 10년 후에 어떤 결과를 자아낼 수는 있어도 그것이 도민들에게 전달된 후 미칠 영향은 여전히 의미없는 메아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이해하기 바란다.

 

제주의 미래비전에 대한 정리를 통해 원 지사가 제주의 미래를 위해 왜 그리 바쁠 수 밖에 없는지 이해시킬 수 있는 계기가 있었으면 좋겠다.

 

유명한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대사를 모티브로 말을 전하고 싶어졌다.

 

“지사의 외부 활동이 중앙무대를 화려하게 수놓는 날이 언젠가 올지 모른다. 그 많은 개념과 비전이 제주의 장미빛 미래를 현실화 시킬 날이 올 수도 있다. 그러나 그날이 오늘은 아니다. 오늘은 제주의 정책과 비전을 도민들에게 좀더 현실감있게 이해시켜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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