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추진되는 국내 1호 영리병원 '녹지국제병원' 설립 철회를 촉구하며 제주 시민사회단체가 삼보일배에 나섰다.
제주도내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의료영리화 저지와 의료공공성 강화를 위한 제주도민운동본부'는 22일 오전 제주시 노형오거리 인근 중국 녹지그룹 제주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제주영리병원 철회를 촉구하는 삼보일배를 진행했다.
기자회견에서 제주도민운동본부는 "본질상 주식회사의 영리병원은 이윤이 목적으로 의료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국민 건강보험 체계를 벗어나 민간보험의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는 강한 우려가 제기돼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영리병원이 제주에서 시작된다면 국내 의료체계를 뒤흔들 '제주발 식코'가 될 것이 분명하다"며 "도민들이 필요한 것은 영리병원이 아니다. 돈 때문에 치료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건강한 제주"라고 강조했다.
식코(SICKO)는 마이클 무어가 제작한 미국의 의료제도에 대해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미국에 있는 의료보험 미가입자는 약 5000만명. 그리고 또 보험 가입자에 대해서도 어떠한 수단을 강구해서라도 보험금의 지불 거부를 행해 이윤의 최대화를 올리는 의료보험 회사, 제약회사, 이에 유착한 정치가들을 폭로한다. 많은 미국인들이 알지 못했던 그러나 명백히 현존하는 미국 의료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그려냈다.
도민운동본부는 "녹지그룹이 제주에 진출할 당시 제주도민과 친구가 되겠다고 했다"며 "그러기 위해선 영리병원 철회가 우선이다. 헬스케어타운 이름에 걸맞은 병원을 짓겠다는 처음 약속처럼 주민들을 위한 병원을 설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운동본부는 또 원희룡 제주지사에게 "질병관리본부가 조사한 지난해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파도 병원을 제대로 가지 못하는 제주도민이 전국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며 "영리병원을 과감히 포기하고 도민의 건강권을 책임질 공공의료 정책을 책임 있게 수립하라"고 요구했다.
기자회견 후 운동본부는 노형 오거리에서 제주도청까지 2시간에 걸쳐 영리병원 철회를 요구하는 삼보일배를 진행했다. [제이누리=김경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