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7대자연경관 선정 이벤트를 주관한 뉴세븐원더스 재단 버나드 웨버 이사장은 "재단 본부 사무실이 스위스에 있지만 직원들이 상주하지 않고 디지털 시대에 맞게 재택근무를 하고 있고 주 업무는 독일 뮌헨과 영국 런던에서 한다"고 해명했다.
웨버 이사장은 26일 한국관광공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5일 방영된 KBS 추적60분의 재단 실체 의혹보도에 대해 이 같이 반박했다.
또 몰디브 등 일부 나라가 월드투어 비용 분담을 제안받았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며 올림픽처럼 발표식 행사를 하게 되면 비용이 들고 라이선스료도 내야 한다고 말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7대 자연경관으로 잠정 선정된 곳 가운데 제주도만 유일하게 확정 발표한 이유에 대해서는 제주도의 강력한 요구에 따라 맨 먼저 득표수를 확인한 결과 최종 결선에서 탈락한 21곳의 어느 곳보다 득표수가 많아 확정했다고 밝혔다.
웨버 이사장은 “(자연경관 투표를 위해) 한국에서 걸려온 국제전화 통화료는 KT와의 비즈니스 계약상 비밀 조항이라 밝히기 어렵다”면서 “다만 전 세계에서 걸려온 국제전화의 총량은 밝힐 예정이며 향후 통화료 등과 관련해 수익이 발생한 것으로 판명되면 그 용처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또 “이와 별도로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과 관련한 많은 정보가 이미 재단 웹사이트에 올라 있고 의문점에 대한 답변도 사이트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화투표 비중과 그 결과를 공개할 의향이 있느냐고 묻자 웨버 이사장은 “현재 선정 사항에 대해 검증 중이고 향후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라면서도 “재단 운영 원칙상 자연경관의 순위를 추정할 수 있는 데이터는 일제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선정된 7개의 자연경관에는 순위가 있는 것이 아니라 모두 동일한 가치를 가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투표 종료 5일 전까지도 10개 후보지에 포함되지 않았던 3개 지역이 최종 선정된 데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웨버 이사장은 “캠페인 기간에 늘 그랬듯이 순위는 항상 변동될 수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재단 측이 월드투어 비용을 각국에 부담토록 제안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제안하지 않았다”며 “제주의 경우 투표 종료 200일 전 축제 기간에 재단 관계자들이 자비로 항공권을 구입해서 방한했고 체류비용은 범국민추진위 사무총장 개인이, 차량은 제주관광공사에서 제공했다”고 밝혔다.
몰디브 인도네시아 등 여러 국가가 비용 부담을 제안받았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장 폴 뉴세븐원더스재단 기획이사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부인했다.
KBS의 ‘추적 60분’ 프로그램이 재단본부가 있다는 스위스에 사무실이 없고 재단 관계자 인터뷰도 잦은 말 바꾸기 등에 따라 불발됐다고 보도한 데 대해서는 “유엔과의 관계는 충분히 설명이 됐고 사무실은 언제라도 방문해달라. ‘추적 60분’과의 인터뷰 불발은 KBS 측의 약속 미확정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장 폴 뉴세븐원더스재단 기획이사는 "KT와의 계약은 기업대 기업간 계약으로 비밀유지 조항 때문에 계약 내용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비영리재단이 맞는냐는 정체성을 묻는 질문에 "재단 웹사이트에 이번 캠페인이 한쪽으로는 상업적, 다른 한쪽으로는 비상업적이라고 언급을 하고 있다"며 "웹사이트를 통해 전 세계인이 투표를 하는데 필요한 모든 비용을 충당할 수 있어, 상업적인 부분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KT가 투표를 위해 별도 시스템을 구축하고 투표를 원활하기 위해 애를 썼다"며 "시스템을 구축하기 전 유일한 투표방법이 국제전화인데,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전화요금을 대폭 낮췄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투표에 참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도가 세계7대자연경관에 선정될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웨버 이사장은 "SMS와 국제전화 투표로 첫번째 캠페인(세계 신 7대 불가사의)보다는 많은 수익을 창출했다"며 "하지만 정산이 안 돼 있어 정확히 얼마를 벌어들였는지 모른다. 정산이 되면 어떻게 쓸 것인 지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은 효율적 사회이고, 효율적 구조를 갖고 있는 기업들이 있다"며 "이에 반해 인내심이 부족한 것 같다. 기다려주지 않는다. 지난번 어떤 TV프로그램(추적60분)에서 인터뷰 요청을 했지만 지난 4년 동안 캠페인을 하느라 바쁘고 힘든 상황이어서 휴가를 취하고 있어 응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모든 일들은 순서대로 정리되면 적절한 시기에 발표가 되고 진행이 될 것"이라며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줬으면 한다. 모든 것이 웹사이트를 통해 의혹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그는 "국제전화를 이용해 선정에 참여하면서 얻게 된 수입은 행사 진행비를 충당하기 위한 것일 뿐 상업 목적은 아니다"면서 "우리는 참가 지역 어디로부터도 기부금을 걷지 않았다. 단지 참가비 199 달러만 받았다. 또한 웹사이트에 상업광고도 게재하지 않았다. 순수하게 국제전화를 통해 얻게 된 수입으로 운영했다"고 해명했다.
기자회견장에 동석한 양영근 제주관광공사 사장은 "7대 자연경관 선정으로 제주도 관광객의 폭발적 증가를 가져왔다는 것은 관광전문가나 한국관광공사도 인정하고 있다"며 "외래관광객 마케팅을 위해 동남아 등 외국에 가면 다들 축하한다고 하고, 관광업계도 활황이고 지역 여론도 긍정적 여론이 많은데 왜 일부 언론에서 의혹을 제기하는 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25일 제주도 7대 자연경관 확정 인증서 수여식 행사 일정을 협의하기 위해 방한했다가 의혹을 해소하겠다며 기자회견을 자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