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처음으로 아열대성 맹독 문어인 파란고리문어에게 물리는 사고가 벌어졌다.
국립수산과학원 아열대수산연구센터는 지난 10일 제주시 협재해수욕장 인근 갯바위에서 고둥, 게류 등을 채집하던 관광객이 맹독 문어에 물려 신고한 사례가 있다고 29일 밝혔다.
제주 관광에 나선 A(38·경기도 평택)씨는 가족들과 함께 갯바위 체험 행사에서 크기 5㎝ 정도의 작은문어를 손바닥에 올려 아이들과 함께 구경 하던 중 손가락을 물렸다.
A씨에 따르면 문어에 물린 후 피가 조금 났으며 벌에 쏘인 듯 욱신거리고 손가락 마비 증상이 느껴졌다.
119에 연락해 응급처치를 받았지만 계속해서 손뼈가 시릴 정도의 극심한 고통과 어지러움 증상이 동반됐다고 A씨는 전했다.
A씨는 지난 19일에도 통증이 계속돼 아열대수산연구센터의 고준철 박사에게 문의한 결과 맹독문어에 의한 물림사고임이 확인됐다.
독성 전문의에게 치료를 받고 현재는 많이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에 사는 한 교민은 아열대수산연구센터에 직접 전화해 "호주 연안에서도 맹독문어의 물림사고가 빈번히 발생해 지역사회의 문제가 되고 있다"며 한국에서도 안전사고 예방을 당부했다고 수과원은 전했다.
파란고리문어류는 10㎝ 내외의 작은 크기지만 복어에 있는 '테트로도톡신'이라는 강력한 독을 지닌 맹독 문어다. 이 문어의 맹독 1㎎은 사람을 치사시킬 수 있는 양이며, 적은 양의 독에 노출되더라도 신체마비·구토·호흡곤란 등을 유발시킬 수 있다.
특히 몸 표면의 점액과 먹물에도 독성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이 문어 발견 즉시 주의해야 한다고 수과원은 설명했다.
고준철 박사는 "여름철이 다가오면서 해녀들과 특히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제주바다 여행 시 화려한 형태나 색상을 지닌 문어류·물고기류·해파리류 등은 절대 맨손으로 만지면 안된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김경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