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개발공사(이하 공사)가 '제주 삼다수' 브랜드 이름만 바꾼 생수를 전국 유통망을 갖춘 도내 특정 유통업체에 도외 독점 판매권을 줘 특혜 시비가 일고 있다.
19일 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도내 농수축산물 도소매 업체인 ㈜SRD(제주시 용담동)를 통해 '제주내추럴미네랄워터'라는 브랜드로 먹는샘물을 판매하고 있다.
국내 독점판매업체인 ㈜농심을 통해 공급하는 삼다수와 용기나 내용물은 똑같고 제품명만 달리하고 있다.
이 업체와는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아 계약 기간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업체는 인터넷쇼핑몰을 통해 '제주도개발공사 수출용 제품'이라며 '제주내추럴미네랄워터'를 집까지 배달해 주는 방문 판매 사업을 하고 있다.
공사는 ㈜SRD의 제안을 받아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 업체는 SRD를 포함해 8개 총판사를 통해 전국에 권역별로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리점만 전국에 40여개를 갖춘 대규모 유통만을 갖고 제주내추럴미네럴워터를 독점 판매하고 있다.
공사 설치 조례 개정에 따라 3월 이후 삼다수의 도외 지역 판매 위탁사업자 공개 선정시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내기 위한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농심과의 판매협약(4조 판매지역 및 판매권)엔 '국내의 경우 농심은 제주도를 제외한 지역에서 '제주삼다수'의 독점적인 판매권을 보유한다. 다만, 공사가 특수거래선에 대한 직접공급이 필요할 경우 농심과 협의해 시행할 수 있다. 단 제주삼다수 브랜드는 제외한다'고 명시돼 있어 협약을 깨트리지 않기 위해 동일 제품을 브랜드만 바꿔 '한시적 시범사업'이란 명분으로 독점판매권을 주고 있는 것이다.
공사 관계자는 "SRD가 제주에서 생산되는 감귤과 고등어 등 1차 농수축산물을 전국에 활발하게 판매하기 위해 삼다수를 공급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고, 사업계획을 검토한 뒤 '시범사업'으로 공급하기로 결정했다"며 "공모 방식이 아닌 것은 사업 시행자가 이전 사업시행자(J&C)와의 연속성이 있고, 새로운 형태의 제안을 해 옴에 따라 수용했다"고 밝혔다.
또 "농심과의 협약에 따라 협의를 거쳐 시행하고 있다"며 "계약기간은 불필요한 사항이며, 필요 시 중단 또는 사업 변경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개발공사의 이 같은 입장은 지난 14년동안 농심과 수의계약을 통해 이뤄진 공급이 '불공정하게 이뤄졌다'고 주장하며 유통판매업체를 일반 공개 모집을 통해 결정하겠다는 기존 입장과 완전히 상반되는 것이다.
제주도의회도 이 같은 개발공사의 입장을 거들어 지난해 11월 관련 조례를 개정해 제주도개발공사의 삼다수 등 사업운영을 통한 제품의 판매·유통 전반에 대해 공정성·투명성 향상을 위해 지난 14년간 수의계약으로 선정했던 민간위탁사업자 선정방식을 일반입찰로 변경했다.
농심은 삼다수 판매사업에서 자사를 배제시키려 한다며 법원에 조례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공사 측은 "시범사업은 공개모집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사항일 뿐만 아니라 판매 사업자 공개모집 원칙 관련 조례 공포 이전에 추진된 사항"이라며 "제주내추럴미네랄워터 방문판매 시법사업은 먹는샘물 도외지역 판매 위탁사업자 선정 공개모집 시점에 제주도 농수축산물 판매사업과 연계해 합리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