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초 서귀포 표선해수욕장 부근에서 발생한 뺑소니 사건과 관련, 범인이 4개월만에 붙잡혔다. 범인은 서귀포시청 소속 공무원으로서 당시 뺑소니 사고 신고자였다.
서귀포경찰서는 25일 뺑소니 사고를 저지르고 신고자 행세를 한 서귀포시청 소속 공무원 오모(37)씨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차량) 혐의로 입건했다.
오씨는 지난 1월 1일 자정인 0시경 서귀포시 표선면 표선리 해수욕장 부근 해안도로에서 차량을 몰다가 술에 취해 쓰러져 있던 다른 오모(44)씨를 치어 숨지게 했다.
오씨는 이어 스스로 목격자, 신고자인 것처럼 꾸며 경찰에 신고했다.
오씨의 행동을 수상히 여긴 경찰은 사고현장 주변에 세워진 차량의 블랙박스를 확인, 사고 추정 시각에 오씨의 차량이 지나가는 장면을 확보했다.
결정적으로 오씨의 차량 뒷 타이어 하우스에서 피해자의 모발 등을 발견했다. 증거물은 곧바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보내졌다. 정밀검사결과 피해자의 DNA와 일치했다.
오씨는 경찰의 조사과정 동안 범행을 부인, 뺑소니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으나 경찰이 블랙박스자료, 정밀 검사결과 등을 제시하자 결국 자백했다.
경찰은 "피해자가 술에 만취한 상태로 해안도로에 누워있었고 시야가 어두운 상황에서 운전자가 피해자를 미처 발견하지 못해 사고가 난 점을 참작, 구속영장을 신청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제이누리=강남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