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자연유산 용천동굴 호수에서 세계적으로 희귀한 국내 미기록종 어류가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도 세계자연유산 관리단은 문화재청의 지원을 받아 제주대학교(해양생명과학부 송춘복 교수)와 공동으로 '용천동굴 호수생물 및 서식환경 조사'를 2012년 7월부터 2014년 2월까지 실시한 결과 용천동굴 호수에 국내 미기록종이며 세계적으로 희귀한 신종어류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13일 밝혔다.
용천동굴 호수에 서식하고 있는 신종어류는 제주도 연안에 서식하는 미끈망둑속(Luciogobius)과 비슷하지만 머리가 유난히 크고 멜라닌 색소포가 퇴화되어 피부색이 옅은 분홍색을 띠며 퇴화된 작은 눈을 지니고 있어 외형상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두 어류에 대한 미토콘드리아 사이토크롬 b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결과 현재 제주도 연안에 서식하고 있는 유사종인 주홍미끈망둑과 8.9%의 염기서열 차이를 보이고 있다.
상기 유전자 염기서열 차이가 5% 이상일 경우 다른 종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제주도 연안에 서식 중인 주홍미끈망둑을 포함한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미끈망둑속과는 확실히 다른 국내 미기록종 신종어류라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신종어류는 해수면이 현재와 같이 높아진 약 6000년 전에 동굴 속으로 해수가 유입되면서 동굴호수가 만들어지고 이때 어류도 함께 동굴내부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외부와 고립된 독특한 환경에서 이 어류는 급격한 유전적인 변화를 거치면서 동굴환경에 적응해 온 것으로 추정된다.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머리 부분이 커지고 눈이 작게 퇴화돼 피부색이 점차 사라지는 진화의 과정을 거쳐온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회 발표 및 논문 게재를 통해 국제적으로 공인받을 예정이다. 일본 시마네현 동굴에 서식하는 유사 동굴 어류종과의 비교분석 연구를 실시하여 신종여부를 규명할 예정이다.
문화재청과 제주도는 희귀하고 독특한 용천동굴 신종어류의 보호를 위해 서식지의 환경변화를 발생시키지 않도록 동굴 지표상의 농경지를 조속히 매입하여 경작에 따른 비료나 농약 등의 유입을 차단하고 관련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서식지 보전을 포함한 어류 보호방안을 마련해 나갈 예정이다. [제이누리=강남욱 기자]
